폭스콘, 日샤프 삼킨다..디스플레이업계 '긴장'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대만 폭스콘, 일본의 샤프 인수 유력…"중화권 물량 공세에 디스플레이 업체 경쟁 심화될 것"]
대만의 폭스콘이 경영난에 빠진 일본 샤프를 인수하는 것이 유력시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중소형 LCD 패널시장은 물론 대형 TV 패널 시장에서도 중화권과의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전자업체 샤프는 대만의 폭스콘에 우선인수협상권을 주기로 했다. 폭스콘은 애플 하청업체로 유명한 세계 최대 가전 위탁생산업체로서 홍하이정밀의 자회사다.
샤프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및 태블릿용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업체 중 하나다. 이에 폭스콘이 샤프를 인수할 경우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계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폭스콘의 샤프 인수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경쟁을 심화 시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LCD 부문에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LG·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가 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샤프의 경영난이 가속화되면서 LCD 라인의 가동률이 60%수준까지 내려왔다"며 "샤프가 폭스콘에 인수돼 자금지원을 받을 경우 가동률이 오름과 동시에 디스플레이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LCD 패널 시장에서 주요 수요처 중 하나는 애플이다. 현재 애플 아이폰에 물량을 납품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는 크게 LG디스플레이,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일본의 샤프 등으로 나눠진다. 최근 샤프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나머지 두 업체의 애플 내 점유율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애플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 점유율은 재팬디스플레이가 36.8%, 샤프가 35.1%, LG디스플레이가 28.1%다.
업계 추정으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샤프의 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지난해 9월 공개된 아이폰 6S의 경우 초도 물량 중 약 50%를 재팬디스플레이가, 48%를 LG디스플레이가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연구원은 "샤프가 정상화될 경우 재팬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애플 내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다"며 "중소형 LCD 패널업계 경쟁이 더욱 가속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형 패널 시장 뿐만 아니라 대형 TV패널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이 샤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샤프가 세계에 서 유일하게 10세대 LCD 제조공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중화권 업체 가 그동안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대형 TV 패널 시장에도 더 공격적으 로 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48형 이상의 대형 TV LCD 패널 시장에서 LG 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과반을 넘는 등 경쟁력을 유지해 왔다"며 "LCD 이후 차세대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으로 중화권 업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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