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CCC' 이하 회사채 수익률 20% 돌파.. 6년만에 최고

송경재 2016. 2. 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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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크본드 '투매'.. 신흥시장 타격 불가피

美 정크본드 '투매'.. 신흥시장 타격 불가피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 수익률이 6년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발을 뺀데 따른 것이다. 미 중앙은행의 돈 찍어내기도 멈춘 상태여서 상황은 악화할 전망이다. 미 정크본드 수익률 상승은 신흥시장 자산 가치에도 악영향을 주는 위험요인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정크본드 가운데 신용등급이 'CCC' 이하인 회사채 수익률이 특히 큰 폭으로 뛰었다.

신용등급 'BB' 이하이면 투자부적격 또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되고, 여기에 속하는 채권을 정크본드라 한다. FT에 따르면 'CCC' 이하 정크본드 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20%를 돌파했다. 2009년 미 경기침체 이후 6년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20%를 넘어선 것도 6년여만에 처음이다.

지난 3년간 저금리 속에서 수익을 좇던 투자자들이 막대한 정크본드를 사들인 상태라 수익률 상승은 금융시장 전반을 뒤흔들 악재가 될 수 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수익률 상승은 채권 투자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자금 압박에 몰린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투매에 나서면 시장은 더 출렁거리게 되고, '고위험 고수익'을 앞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던 신흥시장들도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미 정크본드는 상품 가격 급락과 부채 비중이 큰 업체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로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양적완화(QE)를 끝내고 지난해 12월 9년여만에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서는 등 통화 옥죄기에 들어가면서 사정은 더 나빠졌다.

시중 유동성이 크게 줄면서 이미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 또는 아예 등급이 매겨지지 않은 채권을 운용하던 일부 채권 펀드는 문을 닫기도 했다.

UBS 신용전략가인 매튜 미시는 "이같은 (고위험) 신규 채권에 대한 입질이 아예 실종됐다"면서 "(채권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고, 연준은 더 이상 돈을 찍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서 발을 빼면서 투자금 환수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미 정크본드 관련 펀드에서 2000억달러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이 돈은 미 금리인상 속에 안전 자산인 미 국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8주간 미 국채로 유입된 자금은 90억달러가 넘는다. 자금 환수는 정크본드와 미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스프레드가 1%포인트 이내인 정크본드는 12%에 그치는 반면 5%포인트가 넘는 정크본드는 20%에 육박한다.

한편 정크본드 내에서도 신용등급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에 따르면 정크본드 가운데 'CCC' 이하 등급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15% 급락한데 이어 올해도 3.9% 더 낮아진 반면 'BB' 등급 정크본드 투자수익률 하락폭은 올들어 1% 미만에 그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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