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몽니'..내달 어린이집 보육대란 현실로
◆ 누리예산 논란 ◆
서울시의회의 이날 의결로 유치원 보육대란은 일단 잦아드는 모습이다. 전국 17개 시도 중 마지막까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던 서울도 일부나마 예산이 편성됐다. 현재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6개월 이하로 편성된 곳은 서울(4.8개월) 경기(4개월) 인천(6개월) 3곳이고, 1년 이하로 편성된 곳은 부산(8개월) 전남(8개월) 2곳, 전액 편성된 곳은 12곳이다.
그러나 어린이집 누리과정 해법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불씨로 남아 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회가 요구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4.8개월치에 대해 편성을 거부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방자치법 127조 3항(지방의회는 지자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을 근거로 들며 서울시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이 예산을 편성하지도 않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항목을 신설했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비로 사용되는 방과후과정비 1인당 7만원씩 총 77억원은 서울시를 통해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예산 심의 권한을 가진 서울시의회의 입장을 편성과 집행 권한을 가진 서울시교육청이 거부한 데에는 향후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교육청이 시의회의 요청을 거부하면서까지 어린이집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것은 어린이집 예산의 정부 부담을 주장하는 다른 시도교육감들과 공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은 문제가 시급하기에 당장 편성키로 했으며, 어린이집은 교육청이 3월 말에 결제하게 돼 있어 일단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 어린이집 지원 문제는 정치권과 시의회, 시 등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국고목적예비비 3000억원 중 1095억원을 시도교육청에 차등 지원하며 서울의 경우도 목적예비비의 절반인 248억원을 이달 중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시의회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교육청이 20일 내 재의요구를 하지 않는 한 예산안은 성립된 것"이라며 "과거 경남의 사례도 있듯 예산안이 최종 편성됐음에도 교육청이 끝까지 집행을 거부할 경우 서울시가 직접 집행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일단 서울시의회가 누리과정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이날 현재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 차원에서 전액 미편성한 곳은 4곳(경기·광주·강원·전북)으로 줄게 됐다. 다만 광주는 시에서 3개월치 180억원을, 강원은 1·2월 운영비(원아 1인당 7만원)를 도에서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 역시 도에서 2개월분 어린이집 예산 910억원을 준예산으로 집행했다. 이에 따라 전국 시도 가운데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은 곳은 전북만 남게 됐다.
이에 대해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북은 교육청과 지자체 어느 곳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가장 우려되는 지역"이라며 "전북지역 2만2000명의 아이들이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하고 1600여 개 어린이집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또한 지난 2일 국무회의장에서 일어난 논쟁을 의식한 듯 "(박원순) 서울시장은 교육청과 시의회와 협의해 누리예산을 편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지만, 4개월만 편성하게 된 것은 충분한 노력이 아니었다는 의심이 든다"며 날 선 공격을 했다. 그는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다시 보육료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로 여전히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어린이집이 예산 논란에서 벗어나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감과 시·도의회가 하루빨리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정홍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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