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월급 밀려 전당포에 손 내미는 직장인들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설 연휴 평소보다 손님 더 몰려, 현금 필요한데 약속 받은 급여 못받은 직장인 많아"]
설 명절을 앞두고 전당포가 대목을 맞았다. 설 연휴 때 당장 쓸 돈이 없어 급전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강남의 대형 전당포 마이쩐 매장에는 10여명의 직원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
한 직원은 “설 명절을 앞두고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2배 정도 늘었다”며 “다만 전당포를 직접 방문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 대출 문의가 오면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담보물을 감정하고 돈을 빌려준다”고 말했다. 전당포도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당포에선 담보물 감정가의 50~60%를 연 30%의 고금리 이자로 빌려준다. 고금리임에도 전당포에 손을 내미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급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 때는 귀성 교통비와 세뱃돈 등이 필요해 급하게 전당포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명절 때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어느 정도 한도를 남겨 두고 전당포에 대출을 문의한다는 설명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전당포를 찾는 고객은 대개 50~60대였고 담보물도 귀금속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 고객이 늘면서 담보물도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 명품 가방 등으로 바뀌었다.
설 명절을 앞두고 특히 젊은이들의 대출 문의가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박성용 마이쩐 상무는 “설 상여금을 기대했다가 못 받으니 담보물을 맡기고 돈을 마련하거나 연휴를 앞두고 밀린 급여를 받지 못해 급전이 필요한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또 “노트북 같은 IT(정보기술)기기는 감정이 쉬운데다 돈을 못 갚아 처분해야 할 때 다른 물건에 비해 유통이 용이해 담보물로 잘 쓰인다”며 “최근엔 무슨 사정인지 고급 전기밥솥을 맡기고 돈을 빌려간 젊은 주부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부금융협회 한 관계자는 “전당포에서 돈을 빌리면 신용도가 깎이지 않고 개인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데다 절차도 간편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것보다 나은 점이 있다”며 “이번 설엔 특히 전당포가 바쁜데 경기가 부진해 그만큼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의미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