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갑니다" 서울역·터미널 귀성객으로 '북적'
시민단체·기업도 '설 민심' 잡으려 분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설승은 기자 =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기차역과 고속버스 터미널 등은 고향을 찾는 시민으로 아침부터 북적댔다.
대체공휴일로 지정된 수요일까지 총 닷새간의 비교적 긴 연휴여서 그런지 이날 오전 서울역은 아주 혼잡한 모습은 아니었다.
서울역 매표창구 위 전광판은 오전 열차에 일부 좌석과 입석표가 있음을 알리고 있었다. 오후 열차들은 대부분 매진이었다.
대합실과 승강장에는 엄마 손을 꼭 쥔 아이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입어 신이 났는지 재잘거리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갈비세트, 과일 상자 등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서둘러 발길을 옮기는 귀성객들의 얼굴에는 고향을 찾는 설레임이 가득했다.
승강장에서 17개월 된 딸을 포대기에 싸안고 도시락을 사러 간 남편을 기다리던 이혜림(32)씨는 "친정과 시댁이 모두 부산이라 자주 가진 못한다"면서 "매일 영상통화로 딸의 얼굴을 보여 드리는데, 지금 양가 어른들이 손녀가 빨리 내려오길 엄청 기다리신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산이 고향인 자매 김지혜(37)·지은(35)씨도 4명의 아이들을 이끌고 KTX 열차에 올랐다. 언니 지혜씨는 "남편 일 때문에 중국에 살고 있는데, 엊그제 귀국해 서울 동생집에서 지내다 오늘 같이 고향에 간다"며 "1년에 딱 두 번 한국에 와서 부모님을 뵙는데, 며칠 전부터 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열차를 탄 최명선(39)씨는 "친정 엄마랑 서울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아 육아 등 도움을 받고 있다"며 "남편 직장 일에 아이 키운다는 핑계로 시부모님을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데, 오랜만에 효도하고 돌아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역사 주변과 대합실 등 서울역 안팎에는 철도경찰과 코레일 경비원 등이 평소보다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역을 순찰하던 철도경찰관은 "명절이면 역 이용객이 급증해 시민 안전을 위해 평소보다 근무인원을 늘리고 신경을 더 곤두세워 점검한다"며 "최근엔 인천공항 테러위협 등으로 보안이 예년보다도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서울역에서 '설 민심'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곳곳에 보였다.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소속 50여명은 서울역 안팎에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고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내용의 선전물을 시민에게 나눠줬다.
한복을 차려입은 보수단체 회원 여성들도 두 명씩 짝을 지어 서울역 주변을 다니며 시민을 상대로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 서명을 받았다.
한 시중은행은 복주머니에 찹쌀떡을 넣어 나눠주며 회사 이름을 알리는 등 '설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기업도 있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도 일찌감치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표를 파는 창구 앞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지만, 아직 시간이 이른 탓에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버스를 타기 전 터미널과 연결된 백화점을 둘러보며 가족에게 줄 설 선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박희선(32·여)씨는 "시댁이 부산인데 결국 오늘까지도 KTX 표를 구하지 못해 버스를 타고 저녁에 내려가기로 했다"며 "남편이 회사에 있는 동안 미리 표를 끊으려고 터미널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노선별 예매율은 경부선 60%, 호남선 70% 등 평균 50% 안팎을 기록, 매진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고 터미널 측은 전했다.
터미널 측은 이날 오후 5시를 넘어 퇴근시간 무렵이 되면 본격적으로 매진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dkkim@yna.co.kr,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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