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건 성매매 장부' 접선 밀집지역은 '법조타운'
[경향신문] ㆍ장부에 서초·교대역 기재
ㆍ성스캔들 법조계 확산 주목
경찰이 수사 중인 6만6000여건 성매매 장부를 작성한 30대 남성이 한때 성매매 여성들을 접선 장소까지 실어나르는 운전기사 역할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성매매 업주에게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장부를 외부에 넘기게 됐다”고 진술했다. 또 성매매 데이터 분석 결과 ‘대한민국 법조 1번지’인 서울 서초동 일대에 접선 장소가 밀집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번 수사가 법조계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성매매 장부를 수기로 작성한 ㄱ씨(37)로부터 “성매매 여성들을 태우고 목적지까지 운전하는 역할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성매매 업주로 행방이 묘연한 성매매 조직 총책 김모씨(37)와 동갑내기 친구인 ㄱ씨는 여론기획 전문회사인 ‘라이언 앤 폭스’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 성매매 장부를 넘긴 인물이다. ㄱ씨가 운반책 역할을 겸한 데다 김씨로부터 성매매 기록이 담긴 파일을 USB(이동식 저장장치)로 받아 수기로 장부를 작성해왔다는 점에서 장부의 신빙성은 더 커지고 있다.
ㄱ씨는 지난달 24일 경찰에 출석해 “김씨에 빌려준 6000여만원을 받지 못해 장부를 외부에 넘겼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억원의 채무가 있는 김씨가 성매매 알선으로 거둔 수익을 불법도박 등으로 탕진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또 장부에 적힌 성매매 접선 장소 중 수백곳이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교대역 인근에 모여 있다. 이 일대는 법원, 검찰청,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한 곳으로 장부에 기재된 성매수 남성들은 에쿠스·신형그랜저 등의 고급차량에 여성들을 태우고 이동한 것으로 나온다. 변호사라고 직업이 명시된 항목에는 ‘교대’ ‘은색YF쏘나타7○○○’ 등의 표현이 등장했고, ‘○○○변호사 명함 받음’이라고 적힌 대목도 있었다. 과거에도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성 스캔들에 법조인이 등장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구교형·허남설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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