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구 리폼 함부로 했다간 '중금속 덩어리' 먹는다
특히 명절을 앞둔 주부들이 손님맞이에 앞서 수납장 구석에 고이 넣어둔 고급 테이블웨어(tableware/식탁용 식기류)를 꺼내자니 유행이 한참 지나 민망하고, 그렇다고 매일 밥상에 올라오는 그릇을 사용하자니 성의 없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요즘 급하게 그릇 리폼을 따라 하고 있다.
문제는 리폼에 나선 주부 대부분이 스타일, 디자인만 추구하지 안정성과 유해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 매니큐어, 포슬린 펜 등으로 리폼…예쁘긴 한데 안전성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대표적인 방법은 저렴한 식기구를 사거나 혹은 집에 있는 낡은 그릇에 직접 화려한 문양을 입혀 디자인을 변형시키는 것이다. 변형 도구로 쓰이는 것이 바로 손톱에 바르는 매니큐어와 포슬린 펜(Porcelain Pen, 사기그릇용 펜), 도자기용 물감 등이다.
리폼 방식은 이렇다. 매니큐어를 활용할 경우 먼저 그릇에 미지근한 물을 담은 뒤 원하는 색상의 매니큐어를 몇 방울(7~10방울) 떨어트린 뒤 이쑤시개나 나무젓가락으로 휘저어 문양을 만든다. 그런 다음 그 물에 컵을 담갔다 꺼내기만 하면 된다. 혹 생각했던 문양이나 색상이 아니라면 아세톤(매니큐어 지우는 용액)으로 지워 다시 디자인을 리폼하기도 한다.
포슬린 펜과 도자기용 물감을 이용할 경우엔 펜과 붓을 이용해 직접 식기구에 그림을 그려 넣으면 된다. 그리고 자연건조 후 오븐을 이용해 150도에서 30~35분 정도 구워 준 뒤 물에 씻어 그릇으로 사용한다. (일부는 마카펜을 사용하는 방식을 권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모든 방식이 중금속 등 유해성 화학물질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스타일과 디자인, 간편함만 고려한 리폼 방식이라는 것.
리폼 도구 저화도 안료(도자기용 물감)를 사용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전문가에 따르면 150도~ 200도에서 가열해 쓰는 도자기용 물감도 가열 후 사용시 음식의 산성성분 혹은 강알칼리 성분, 이를테면 식초 성분의 음식이 그릇에 담긴다고 가정하면, 갈라짐이 생길 수 있고 그 속에서 미세하게 중금속이 용출될 가능성은 크다고 한다.
저화도(낮은 온도에서 구워지는) 안료도 중금속 용출 가능성은 100%기 때문에 고온의 가마에서 도자기나 그릇을 굽는 게 제일 안전하다.
그렇다면 스티커는 어떨까. 주부들 사이에서 간편함 때문에 애용되는 스티커 방식 역시 전문가들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당장 스티커가 붙은 식기구에는 유해성이 가하지 않더라도 그 유해성이 떨어져 나와 다른 식기구에 묻어 나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세제로 옮겨 붙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부들이 머그컵 리폼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매니큐어는 두말할 것 없다.
변규리 도예가는 "매니큐어도 중금속 안료로 색을 입히고 인체 유해하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는데 컵 바깥쪽이라도 식기구를 담가 색을 묻히는 건 좋지 않다. 설거지 과정(세제, 수세미 등 옮겨 붙음)이나 음식이 담기는 과정에서 유해성분이 나올 수 있으니 가능하면 자제하는 게 좋다"고 경고했다.
결국 SNS상에서 돌고 있는 초간단 그릇 리폼 방식은 안전성과 유해성 등은 고려하지 않고 스타일과 디자인만 고려한 셈이다.
◇ 리폼 그릇도 700℃ 이상 고온에서 구워야 안전
여러 가지 식품의 성분이나 설거지 등의 상황을 고려할 경우 리폼 시 가장 좋은 예는 역시 인근 도자기 공방의 고온 가마에서 굽거나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다.
전문 공방에서는 깨지거나 금이 간 식기구를 리폼 할 경우엔 순금 수선을 우선으로 한다. 금이라고 해서 고밀도 금이 아니라 함량 10% 이내의 저렴한 금을 수선 부위에 바르고 다시 굽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하면 인체에 무해하고 오래간다.
전문가들은 디자인 변형을 원할 시에도 집에서 임의로 하기보다는 공방에 의뢰하거나 아니면 도화 재료상에 가서 도자기용 스티커 '전사지'를 구매해 공방의 전문 가마에서 꼭 구워서 사용하라고 추천했다. (공방에서는 소정의 가마 사용료만 내면 그릇을 구워준다)
[CBS노컷뉴스 길소연 기자] sinkiruh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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