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19.3원 마감..5년7개월만 최고점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유가하락, 아시아 증시 약세, 北 리스크 맞물린 영향]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1.9원 오른 1219.3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8일 기록한 연고점(1216.8원)을 넘어선 것으로 종가기준 지난 2010년 7월7일(1223.0원) 이후 약 5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외 달러강세로 1214원에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오후 1시30분경에는 장중 1221.1원 고점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10년 7월 7일(1226.6원) 이후 5년7개월만에 장중 최고점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우선 국제유가 하락이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1.74달러(5.5%) 급락한 29.88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지난해 30%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만 19% 떨어졌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도 전날보다 0.93달러 하락한 배럴당 28.08달러,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1.52달러 떨어진 배럴당 32.72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하락은 석유수출구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이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달러, 엔 등 선진국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일대비 3.2% 하락했고, 국내 코스피 지수도 0.8% 하락했다. 전일대비 1.09% 하락 출발한 중국 상하이 지수도 약세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엔화는 전일대비 0.7% 절상됐지만, 한국 원화는 1% 절하됐다. 또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1.3%, 싱가폴 달러화 0.6%, 대만 달러화 0.6%, 필리핀 페소화 0.3%,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0.8%, 중국 역외 위안화(CNH) 0.4% 등 신흥국 통화들도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
엔화 강세에 원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9.48원으로 전일대비 16.91원 상승했다.
일본이 첫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지난달 29일 이후 원화는 달러화 대비 약 1.7% 절하됐다.
이와 함께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국제기구에 통보하고, 한국 정부가 이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경 대응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것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가 새로운 정책을 활용해서 물가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언급한 것도 역외 달러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로다 총재는 교토통신 주최 행사에서 일본은행의 실탄(추가부양책)이 떨어졌다는 전망은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 레벨이 1220원선으로 올라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1215~1225원을 주거래범위로 예상한다. 역외 매수세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230원선도 테스트 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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