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간 해치는 동물..3위 뱀, 2위 인간, 1위는?

2016. 2. 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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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

▷ 한수진/사회자:
 
소두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해 WHO, 세계보건기구가 공중보건위기상황이라며 이른바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특히 임신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 보건당국도 발 빠르게 관련 대책들을 내놓았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기자?
 
▶ SBS 조동찬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것에는 이유가 있겠죠?
 
▶ SBS 조동찬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공중보건위기상황 이른바 비상사태를 선포한 건 이번이 네 번째쨉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 그리고 지난 2014년 소아마비와 같은 해 에볼라 확산 때 선포했습니다. 신종플루, 에볼라처럼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느낌이 드는데 그야말로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할 때 전문가 회의를 거쳐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번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또 이게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태아 소두증이라고 하죠, 그리고 중추신경마비를 일으키는 길랑바래증후군과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카 바아러스는 1947년 우간다 숲에 사는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고 1952년엔 숲 모기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별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증세가 심하지 않고 별로 전염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감염된 사람의 80%는 증세가 없고 나머지 20%도 증세가 가볍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백신이나 치료 약을 개발한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진 건 지난해 5월부텁니다. 브라질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처음으로 확인됐고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임신부도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임신부 중에서 나중에 출산을 해보니. 소두증인 아이가 적지 않았던 겁니다. 지난 5월 이후 지금까지 브라질에서 4,180건의 소두증 의심사례가 신고됐고 이 중 270건이 확진됐습니다. 이 중 12명의 아이가 사망했다고 브라질 보건 당국이 밝혔습니다.

이전보다 15배나 많은 수칩니다. 중추신경을 마비를 일으키는 길랑바래증후군 환자도 이전보다 18%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콜롬비아, 도미니까 공화국 등 미주 지역 24개 국가와 아프리카, 동남아 국가에서 4백만 명 정도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환자 수가 늘고 있고 그리고 그 심각성도 제법 있을 것 같으니까 비상사태를 선포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비상사태를 선포하긴 했지만 여행제한이나 무역금지 같은 조치들은 취하지 않았습니다?
 
▶ SBS 조동찬 기자:
 
세계보건기구는 비상사태를 선포할 때는 반드시 행동강령을 함께 발표합니다. 이번 행동 강령을 보면 지카 바이러스 환자를 잘 진단하는 체계를 갖추고 백신과 치료 약을 협조해서 개발해보자. 브라질 국가로 여행을 제한하거나 무역을 금지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해당 국가를 방문할 때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 소매 옷을 입자. 특히 임신부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더 주의하자 그리고 서식지를 점점 확장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모기 방역 대책을 같이 잘 마련해 보자.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기 조심하세요.'였습니다.

출입국 통제나 휴교령 같은 강력한 고립 정책이 있었던 지난 세 번의 비상사태 선포 때와는 다릅니다. 여행이나 교역을 통제하지 않은 건 사람이나 농축산물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비상사태까지 선포할 일이 있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지난번 에볼라 사태 때 사망자가 천 명 이상 나온 후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해서 비난을 받았었는데 그것 때문에 괜히 과도한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반면에, 늘어나는 모기 매개 질환들의 추세를 보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게 맞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왜 그런가요? 

▶ SBS 조동찬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사람을 해치는 동물의 순위를 매겼는데 3위가 뱀이었습니다. 해마다 5만 명이 뱀에 물려 목숨을 잃고 2위가 인간이었습니다. 해마다 47만 5천 명이 사람에게 희생당합니다.

그리고 1위가 바로 모기인데요. 전 세계에서 모기가 옮기는 병으로 숨지는 사람은 해마다 72만 5천 명에 달합니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와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흰 줄 숲 모기는 온난화 영향으로 서식지가 적도 지방에서 위쪽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늘고 있어서 벌써 발견되는 모기의 3% 됩니다. 그런데 숲 모기는 이름과 달리 주로 도시에 살면서 주로 낮에 활동하고 사람을 물고 또 물 때 별로 아프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지카 바이러스, 뎅기열, 치킨군야 같은 무서운 질병을 전파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숲 모기는 마땅한 방역 대책이 아직 없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지카 바이러스 환자는 중남미 국가로 여행한 적이 없습니다.

자기 동네에서 사는 모기에 물린 건데 그렇다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숲 모기 사이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더 많이 퍼진 것 아니냐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모기문제로만 본다면 충분히 비상사태다 할 수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우리나라에서도 의심환자가 있었다면서요?
 
▶ SBS 조동찬 기자:
 
국내에서 지금까지 지카 바이러스 의심환자는 7명이 가운데 4명은 음성, 3명은 검사 중이라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습니다. 감염 병 대응수준은 가장 낮은 '관심' 단계를 유지했습니다.

겨울철인 만큼 모기가 활동하지 않고 있어서 환자가 입국하더라도 국내 전파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대로 모기 대책은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원래는 2017년에 할 예정이던 전국 모기분포조사를 올해 앞당기겠다고 했고 또 모기활동이 늘어나는 5월부터는 더 주의하기 위해 위기대응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임신부들이 걱정이 크겠어요?
 
▶ SBS 조동찬 기자:
 
임신부라고 하더라도 발병 국가에 가서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면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환자가 국내에 입국하더라도 아직 매개 모기가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메르스와는 달리 지카 바이러스는 일상적인 접촉으론 전염되지 않아서 환자 격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태아에게 소두증을 일으키는 것도 아직은 인과 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게 아닙니다. 물론 관련성은 높아 보이지만 가임기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걸렸다 하더라도 보통 일주일 뒷면 몸속에서 바이러스가 사라지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안심해도 됩니다.

브라질이나 남미에서 귀국하시는 분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 매우 낮고 본인도 괜찮다는 겁니다. 양궁선수들도 브라질 연습을 중단하고 귀국하겠다고 결정했는데 괜한 우려 필요 없겠죠.

다만, 모든 감염 병은 국가 통제 안에 있어야 합니다. 왜냐면 아직 지카 바이러스를 우리가 모르기 때문인데 그래서 브라질과 콜롬비아 같은 발병국가에 다녀오신 분 중에 2주 이내에 37.5도 이상의 열과 좁쌀 모양의 피부 발진, 결막염 그리고 관절통 증세가 나타나면' 병원에 가셔서 의사의 지시를 따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임신하셨다면 발병 국가로의 여행은 출산 이후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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