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 주춤, 인터넷 기업 '팡(FANG)' 뜬다

이재은 기자 2016. 2. 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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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IT 기업들의 헤게모니 싸움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애플·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성장이 멈추고 ‘팡(FANG)’으로 불리는 인터넷 기업이 부상하고 있다.

FANG은 페이스북(Facebook)·아마존(Amazon)·넷플릭스(Netflix)·구글(Googl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로, 지난해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IT 대장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 다우지수가 2.2% 하락한 가운데 이들 4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83% 상승했다. 올해 이들 기업의 개별 주가 흐름은 엇갈리고 있지만,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이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애플·삼성전자 성장 주춤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올해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지면서 그동안 시장을 주도해온 기업들은 난관에 봉착했다. 삼성·LG전자 모바일 사업부의 수익이 부진한 데 이어 애플마저 흔들리고 있다. ‘대륙의 실수’로 주목받았던 중국의 샤오미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플은 2015년 4분기에 748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각) 밝혔다. 판매 증가율이 1년 전보다 0.4% 늘어났는데,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의 60%가 아이폰에서 나오는 애플은 앞으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과 점유율만 놓고 보면 세계 1위지만, 수익은 악화하고 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샤오미(小米)도 미래 성장동력이 불투명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샤오미는 연 판매 목표 1억대에 못 미친 8000만대를 판매했다. 중국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샤오미의 성장세는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인터넷·모바일 기반 FANG 부상

FANG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기업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1일(현지 시각)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며 애플을 제치고 미국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영업이익은 49억2000만달러, 매출은 213억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각각 5.1%, 47.1% 늘었다. 구글의 주요 사업인 검색과 유튜브, 안드로이드에서 성과를 낸 덕이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도 지난해 4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페이스북 사용자와 모바일 광고 매출이 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58억4000만 달러(약 7조255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15억6000만 달러(약 1조8730억원)로,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4억8200만 달러(5821억원)로,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 지난달 한국 시장에도 진출한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도 4분기 호실적을 냈다.

FANG에 속한 4개 기업은 인터넷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나 모바일 메신저, SNS 같은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다. 기기 판매량에 의존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달리 방문자(트래픽)를 확보하면 판매·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애플은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지난해 아이폰 판매량은 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반면 구글은 웹에서 모바일로 사업 중심이 이동하면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알파벳은 올해와 내년에 전체 모바일 광고 시장의 32%, 페이스북은 20%를 장악할 전망이다.

구글은 이 밖에도 자율주행차와 생명연장 등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구글은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로봇·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을 아우르는 IT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아마존은 10년 전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한 것을 토대로 드론(무인기) 배달, 스마트폰 제조, 로켓 사업까지 뛰어들었다.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출발한 넷플릭스는 사용자 기반을 다진 후 콘텐츠 제작 사업까지 확장했다. SNS 시장을 장악한 페이스북은 모바일 메신저와 가상현실, 무선 인터넷으로 사업을 넓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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