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영화·음악에 그림까지..'재능범람' 백현진

정재숙 2016. 2. 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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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와 드로잉 개인전 열어"그냥 보는 이 맘대로 이해하길"
전시장 한 구석에 설치한 사운드 퍼포먼스 ‘면벽’앞에 선 백현진씨. 매일 즉흥 소리를 빚어낸다.

팔방미인이라기보다 재능범람형 기인이랄까. 전방위 예술가 백현진(44)씨는 손 대는 것마다 즐기며 잘한다. 시를 쓰고, 영화를 찍고,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린다. 동시다발로 예술 실험의 최전선에 스며드는 그가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이번에는 유화와 드로잉이다. 지난 달 27일 서울 삼청로 PKM 갤러리에서 막을 올린 개인전 제목 또한 시적이다. ‘들과 새와 개와 재능(Field, Bird, Dog and Talent)’이다. 색면추상인 듯 아니고, 절대주의로 빠지다가 새버린다. 자동기법 연필 드로잉도 있고, 모노크롬 비슷한 평면도 보인다.

그는 “나는 현대미술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10시간씩 무언가 그리고 있지만 동시에 입으로는 작곡하고 머릿속으로는 뭔가 다른 걸 몽상한다. 화가의 시간과 가수의 시간과 작가의 시간의 겹쳐진 공간 속에서 그는 인생을 동시에 뭉개고 있다.

전시작품 제목도 기이하면서 발랄하다. ‘어떤 동물에게 도구로 인식되기 이전의 물질’ ‘뇌신경학과 입자 물리학을 거쳐 다시 괴석이나 괴목 따위를 경험한 이후 어느 동양인에 의해 나올 수 있는 모던 토킹’ ‘정확히 이렇게 보이는 박스의 부감샷을 기준 삼아 새처럼 보이는 무엇과 함께’ 등 종잡을 수 없는 중얼거림이 화면과 그를 연결시킨다.

그는 이런 늘려가기가 하염없이 반복하는 노동의 자세이자 일과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를테면 그의 미학적 목표인 ‘목적 없는 행위(Doing for Nothing)’에 가까이 가고자 스스로 몰입하는 자기 연구의 시간이다.

그는 “제 작업은 지적 퀴즈가 아니니 설명의 부담도 없다”며 그냥 “보는 이 맘대로 이해하시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사운드 퍼포먼스 ‘면벽(Face the Wall)’은 이런 그의 “제 태도를 사는 거에요”를 압축한 작업이다. 전시장 한쪽에 음향 설치물을 놓고 매일 ‘소리’로 행위예술을 벌인다. 자신이 그림 그릴 때 상황을 옮겨놓고 싶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불협화음이나 소음처럼 들리던 그 소리가 전시장을 천천히 걸어 다니다 보면 점점 귀에 착 감기게 되는 특이한 경험이 기다린다.

최근 방준석씨와 함께 만든 앨범 ‘방백-너의 손’의 한 소절처럼 그의 그림들은 “어떤 방향으로 흐른다.” 전시는 27일까지. 02-734-9467.

글·사진=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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