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4조원 흘러가는 구글의 버뮤다 유령회사 사서함은 '666번'"
英일간 더선, 버뮤다 현지 르포로 폭로…"사무실도 직원도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 구글의 막대한 수익은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버뮤다 섬의 한 우편사서함으로 들어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더 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요일판에서 "구글이 버뮤다 섬으로 보내는 연간 80억 파운드(약 13조6천억 원)는 버뮤다 우체국의 666번 사서함으로 간다"고 보도했다.
미국 동부 해안에서 1천㎞가량 떨어진 대서양에 있는 영국령 버뮤다 섬은 법인세가 없는 조세회피처로 유명하다.
구글이 버뮤다로 매년 막대한 돈을 넘겨 세금을 줄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것이지만, 정부 당국이 구글로부터 적절한 세금을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 의식을 가진 영국 언론이 '구글 때리기'에 나섰다.
더 선은 버뮤다의 법인 등록 담당기관에서 '구글 버뮤다 언리미티드'와 '구글 아일랜드 홀딩스'라는 업체가 버뮤다의 '코니어스 딜 & 피어먼'이라는 로펌에 주소를 두고 등록한 것을 확인했다.
이 로펌은 구글의 사서함이 있는 우체국에서 3블록 거리에 있다.
버뮤다 우체국과 로펌이 입주한 건물의 관계자들은 구글이 버뮤다에 진출한 것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우체국에서 4년째 우체부로 일하는 데릭 워드(51)는 "구글이 (로펌이 있는) 건물에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체국 사무원 카를라 캔 역시 "버뮤다 섬은 작은 곳이고 우리는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안다"며 "구글에서 일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로펌이 있는 건물의 안내 담당자도 "35년째 여기서 일했지만 구글은 이곳에 사무실도 직원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담당자의 컴퓨터로 찾아본 결과 '코던'(codan)이라는 이름의 이 로펌 계열사를 통해 '구글 버뮤다 언리미티드'가 우체국 666번 사서함에 등록돼 있었다고 더 선은 전했다.
이 매체가 확인한 사서함은 작은 철제 상자로 우체국 벽면에 붙어 있는 평범한 형태였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구글의 두 번째 큰 시장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유럽 내 수익을 아일랜드 자회사 2곳과 네덜란드 자회사를 거쳐 버뮤다로 보내는 구글의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 앤드 더치 샌드위치' 기법 때문에 영국 세무당국이 구글로부터 제대로 세금을 걷지 못한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최근엔 영국 국세청이 2005∼2014년 구글이 내지 않은 세금을 1억3천만 파운드(약 2천228억 원)로 산정하기로 구글과 합의하자 국세청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 기간에 구글은 영국에서 60억 파운드(약 10조 2천875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더 선은 "(구글이 영국에서보다 적은 수익을 내는) 프랑스 세무당국은 구글에 영국보다 훨씬 많은 세금을 매기려고 한다"고 분개하며 "이 작은 사서함이 버뮤다 섬에 있는 구글의 유일한 흔적"이라고 비꼬았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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