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고물 값 급락..힘겨운 노인들 "하루종일 일해도"

박창규 2016. 1. 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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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같이 추워서 문밖을 나가는 것도 꺼려지는 겨울에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요즘은 폐지와 고물 값이 떨어지면서 하루종일 일해야 한달에 20만원도 벌기 힘들다고 합니다.

박창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든 일곱 살 김효노 할머니가 고갯길을 느리게 걸어 올라갑니다.

할머니는 빈 손수레 하나를 끄는 것도 힘듭니다.

그래도 아침 일찍 일어나 폐지를 주워야 생활비를 벌 수 있습니다.

더러운 박스도 주워야하고 폐지를 줍는 다른 사람에게 핀잔을 듣고 쫓겨나기도 합니다.

[도대체 아줌마 사람이야?]

[빨리 가요.]

이렇게 할머니가 폐지를 모아 하루에 버는 돈은 3200원, 한달에 10만원이 채 안됩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노령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를 합해도, 월세 내고 나면 생활은 빠듯합니다.

[김효노 할머니 : 발 디디면 내 살점 같지가 않아요. 이쪽 발은 피가 안 통하는지…아무리 따뜻한 데 들어가도…]

폐지를 주워 생계 꾸리는 노인은 전국에 약 175만 명.

월평균 수입은 10~20만원 선인데, 이조차 계속 줄고 있습니다.

5년전 kg당 200원이던 폐지 값이 최근에 kg당 50원까지 떨어졌고 페트병, 유리병 값도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중국산 폐품이 대량으로 들어오는 데다 정부가 고물상에 주던 세액 공제 혜택이 줄어기 때문입니다.

[고물상 주인 : 가격이 안 되니까 가져와도 예전만큼 돈을 못 가져가니까…1톤 싣고 와봐야 저희 내리는 인건비도 안 나와요.]

폐지 줍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이번 겨울 더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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