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명품 족발 육수'는 수천만 원? 족발집 창업 실태

정준희 2016. 1. 3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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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늦은 밤, 출출할 때 생각나는 야식으로 족발을 빼놓을 수 없죠.

워낙 대중적인 간식이다 보니 음식점 창업도 인기인데요.

그런데 족발 맛을 내는 육수가 수천만 원까지 거래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족발집 창업의 실태와 문제점을 정준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수십 년 전통을 뽐내는 맛집들이 들어선 족발 골목.

쫄깃하고 담백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집집마다 특색있는 육수에 족발을 삶아냅니다.

맛의 비결이 담겼다며 육수를 보물처럼 숨겨 두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김정현/족발집 30년 운영]
"(육수에) 한 가지라도 더 넣어서 잘 삶으면 (돼지) 냄새가 덜 나니까 그게 더 맛있는 거죠. 양파, 생강, 다른 게 좀 첨가되는데…."

이렇다 보니 유명 맛집의 육수는 고가에 팔리기도 합니다.

성공한 음식점이 개인 창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족발 조리법을 가르치고 육수를 판매하는 이른바 '기술 전수' 방식인데, 가격은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이릅니다.

[A 족발집사장]
"저 같은 경우에는 한 2천만원 들었습니다. 하다못해 5천만 원 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보통 기본 1천만 원 이상이었거든요."

[B 족발집사장]
"유명한 집 육수일수록 비싸게 거래가 되는거죠. 전수비가 몇 천만 원에서 심지어는 몇 억 단위도 왔다갔다 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다른 집의 육수를 사와 맛을 이어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황교익/맛 칼럼니스트]
"(육수에는) 맛을 내는 무엇이 (씨간장처럼) 균으로 존재하지 않는거죠. 끓이지 않습니까. 씨육수에서 또 물을 붓고 다시 첨가되고 하는 것인데 처음의 육수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게다가 전수한다는 기술도 대개 몇 달 실습하는 것이 전부라 정작 육수에 대한 노하우는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 족발집사장]
"도제식으로 배우듯이 3년 정도 가야지 맛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초보자한테 육수 덜렁 주고 돈 받고 "몇백만 원 법니다" 어떻게 얘기하냐고요."

결국, 이른바 '명품 육수'가 불안한 초보 창업자들을 속이는 돈벌이 수단이 되는 셈입니다.

위생 역시 문제입니다.

오래된 육수를 사 와서 재활용하기 때문에 부패하거나 유해물질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별도 위생 기준조차 없습니다.

{정승헌/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이런 종육수를 고가로 유통한다는 것은 위생 안전에도 굉장히 문제가 되고 신규 창업자에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주는…."

창업자들을 돕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얄팍한 돈벌이라는 비판이 업계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D 족발집 사장]
"저희만의 맛이 있기 때문에 (육수를) 내주지 않았고요. 여러 집 보니까 해줘도 성공하는 집이 없었어요. (E족발, F족발) 있잖아요, (육수 줘서) 성공한 집이 한 집도 없어요."

[이원희/족발집 운영]
"(육수는) 그렇게 비중을 두고 싶지 않고요. 삶는 게 노하우인거죠. 어떻게 삶고 어떻게 온도를 조절하고…."

창업자들을 솔깃하게 하며 부르는 게 값이 돼버린 맛집 육수 판매.

그 실태와 허실을 꼼꼼히 따져볼 시점입니다.

(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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