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신태용 감독 "일본에 졌지만 희망을 봤다"

이재상 기자 2016. 1. 31.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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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축구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카타르를 꺾고 리우올림픽행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결승에서 2대 3으로 일본에 역전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6.1.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인천공항=뉴스1) 이재상 기자 = "리우에 가서 일본과 다시 붙는다면 반드시 복수하겠다."

신태용 23세 이하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한일전 패배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초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신태용호'가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황희찬(잘츠부르크), 류승우(레버쿠젠) 등 곧바로 소속팀으로 복귀한 선수들을 제외한 14명이 코칭스태프와 함께 이날 돌아왔다.

선수단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신태용 감독은 사상 첫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표정이 썩 밝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끝난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2-0으로 앞서다 2-3의 역전패를 당했다.

신 감독은 "골짜기 세대란 말도 들었고 약하단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을 발견했다"면서 "수비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올림픽 본선 와일드카드는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전에서의 충격적인 역전패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신 감독은 "늦은 시간까지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셨는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리우에서 다시 만난다면 멋지게 복수해주겠다.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를 잘 분석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신 감독은 이어 "결승전에서도 2-0으로 앞서다 추격 당하는 골을 내주면서 급격히 흔들렸고 아쉬운 결과를 냈다"면서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치켜세우면서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문창진이나 권창훈이 부상으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너무 잘해줬다. 특히 팀의 막내인 황희찬이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팀의 기둥으로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신태용 감독은 리우 올림픽 목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메달 색깔을 이야기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하나씩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앞서가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축구 올림픽대표팀의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이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6.1.3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역대 최약체란 평가 속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는데.
▶처음에 대표팀을 맡으면서 골짜기 세대란 말도 들을 정도로 약체였다. 소속팀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70~80%를 차지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주 전훈 등을 거쳐 두바이에 캠프를 차리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을 봤다.

-와일드카드 3명에 대해 관심이 큰데 구상하는 부분이 있다면.
▶와일드카드는 당연히 사용할 것이다. 일단 이번 대회 내내 수비 불안에 대한 지적을 많이 들었다. 선수들도 언론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것 같다.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한일전을 통해 깨달았다. 밤늦게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너무나 죄송하다. 마지막에 집중력이 부족해서 일본에 졌는데 리우에서 다시 만난다면 그땐 멋지게 복수를 하자고 선수들과 다짐했다. 한번 더 믿어주신다면 리우에서 꼭 되갚아 주겠다.

-후반 20분까지 2-0의 좋은 흐름이었는데 갑자기 패한 원인을 찾는다면.
▶핑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창민이 파울을 받았어야 하는 순간 주심이 휘슬을 불지 않았고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졌다. 만약 그 순간 볼을 차내고 실점하지 않았다면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3~4골 차이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추격골을 내주면서 갑자기 흔들렸다.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한일전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에게 이야기 한 부분이 있다면.
▶일단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룬 것에 대해 수고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 본선 엔트리는 18명이고 와일드카드 3명까지 치면 15명 밖에 가지 못한다. 마지막에 '너희도 이제부터 경쟁이다. 경기에 뛰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을 해줬다. 선수들이 소속팀 경기에 많이 나가서 뛰어야만 경기력이 나아질 것이다.

-향후 일정을 밝힌다면.
▶일단 올림픽 대표팀은 이제 별도로 합숙을 위해 소집할 수 없다. 3월 A매치 기간이 있는데 그때 길면 열흘 정도 모여 발을 맞출 것이다. 6월에도 한 번 정도 모일 것이다. 이제 막 대회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협회 기술위원회와 상의할 것이다. 알차게 준비하겠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는데 선수들 칭찬을 해준다면.
▶권창훈이나 문창진이 잘해줬다. 특히 문창진의 경우 계속 부상으로 힘들어했고, 권창훈도 지난 시즌 막판 K리그에서 부상을 입어 두바이에 올때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실전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너무나 고맙다. 또 제일 어린 황희찬이 팀의 기둥으로 성장했다.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었다.

-리우 올림픽 본선 목표가 있다면.
▶많은 분들이 메달을 이야기 하지만 아직 메달 색깔을 논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얼마나 잘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하나씩 만들어간다면 분명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앞서가지 않고 차분하게 준비하겠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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