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낯 부끄러운 國會'

신헌철,김명환,박의명,김연주 2016. 1. 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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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만 하고 문제 많은 쓰레기같은 의원..이젠 개혁할때1억4800만건 정치댓글 분석

◆ 미래정치 50년 / ① 빅데이터로 본 정치 현주소 ◆

"'문제'가 있어 '개혁'이 필요하지만 '한심'하게도 '잘못'하고 있다."

부정적 단어로 구성된 이 한 문장에 한국 정치의 슬픈 자화상이 담겨 있다.

매일경제신문은 빅데이터 업체 아울네스트와 함께 인터넷 포털 두 곳의 지난 4년간 댓글 1억4842만건을 추출한 뒤 정치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33만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댓글에서 '국회'와 가장 많이 연관돼 쓰인 단어는 '민주'였지만 2~5위는 '문제' '개혁' '반대' '쓰레기' 순서로 나타났다. '한심' '잘못' '부정' '거지'란 연관어도 10위 안에 들었다.

국회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대한민국 19대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이 적용된 최초의 국회였다. 과반수 의결이라는 민주주의 전통을 깨고 5분의 3 원칙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국회 내 폭력 사태는 사라졌지만, 단 한 개의 법안도 야당 동의 없이 통과되지 못하는 지독한 '패러독스(역설)'에 빠졌다.

정부 실패나 시장 실패에 빗대 '국회 실패(Assembly Failure)'란 용어까지 등장한 이유다.

'정치인'에 따라붙는 단어도 '문제' '쓰레기' '잘못' 등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또 '정부'의 연관 단어 역시 '부패' '문제' '무능' 등이 상위권을 차지해 우리 국민의 정치 혐오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을 방증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정치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신뢰도는 140개국 중 94위였다. 정책 투명성 항목에서는 123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지난해 사회통합 인식조사에서도 입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응답자 중 76.7%에 달하는 등 조사 대상 13개 기관·단체 가운데 국회 신뢰도가 꼴찌였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이에 대해 "정치권이 정책 경쟁은 안 하고 기득권 싸움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라며 "야당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여당은 야당의 무능력을 기회 삼아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치권의 실상을 가리켜 '못하기 경쟁'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는 국회와 정부에 국한되지 않았다. 노조의 연관 단어 1~2위는 '귀족'과 '그만', 시민단체의 연관 단어 3~4위는 '진상'과 '반대'로 집계됐다. 보건사회연구원 인식조사에서 노조와 시민단체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각각 49.7%, 41.5%를 기록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는 "시민단체가 '시민 없는 단체'가 되고 있다"며 "불편부당(不偏不黨)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획취재팀 = 신헌철 차장 / 김명환 기자 / 박의명 기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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