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는 느린차? 엔진차 뺨 때리는 슈퍼 환경차

엄형준 2016. 1. 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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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연비 규제가 점점 강화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래서 보통 친환경차라고 하면 주행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연비는 좋은 차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이제 주행성능 등 퍼포먼스에서도 친환경차들이 기존 내연기관차(엔진 탑재 차량)를 능가하고 있다. 단순히 조금 잘 달리는 게 아니라 (아직 소수이기는 하지만) 달리기 성능에서 슈퍼 친환경차에 맞설 엔진 차량을 찾기 힘들 정도다.
테슬라 S 모델.
대표적인 친환경 슈퍼카는 전기차인 테슬라의 S P90D다. 두개의 전기 모터를 단 이 억대의 전기차는 멈춘 상태에서 시속 97㎞까지 가속하는데 단 2.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만큼의 가속 성능을 낼 수 있는 내연기관차는 전 세계에게 몇종밖에 되지 않으며, 가속시 엄청난 연료를 소모한다. 당연히 탄소배출량도 많다.

수많은 스포츠카를 무릎꿇게 하는 S P90D는 화석연료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어쨌든 미국식 복합연비는 L당 39.5㎞다.

스포츠카의 명가 포르쉐도 전기차의 미래에 주목하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텨쇼(IAA)에서 자사 최초의 4인승 전기 스포츠카인 미션 E를 선보였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튀어나온 유선형 디자인의 이 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데 3.5초면 충분하고, 한번 충전으로 5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충전 시간 15분이면 필요한 에너지의 80%가 채워진다.
포르쉐 미션 E.
단순히 달리기 성능만 좋은 게 아니다. 내부도 미래지향적이다. 속도 등이 표시되는 운전석 전면부 디스플레이는 운전자의 자세가 높거나 낮을 경우 혹은 옆으로 기대고 있을 때 이를 파악해 보다 보기 쉽게 자동으로 변형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으며, 탑승자는 손동적으로 원하는 앱을 작동시킬 수도 있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비행선처럼 말이다.
포르쉐의 미션 E는 콘셉트카로 이 같은 기능이 실제 모두 구현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적어도 미션 E가 상상속의 산물로 남지는 않게 됐다. 포르쉐 감독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미션 E의 생산을 승인했고, 차량은 10년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BMW i8.
좀 더 손에 잡히는 슈퍼 전기차도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출시한 BMW의 i8이다. 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는 유럽연합(EU)에서 47.6㎞/L를 받았지만 국내 연비는 13.7㎞/L를 받았다. PHEV라 충전한 뒤 주행도 가능한데 연비 표기에 따르면 1회 충전주행거리는 24㎞다. BMW i8은 PHEV에 대한 명확한 연비 표시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나온 차라 연비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엔진을 달고 있는 스포츠카임을 고려하면 공연 연비도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엔진은 1500cc에 불과하지만 이 차가 시속 100㎞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4초, 최고속도는 시속 250㎞다. 2억원에서 10만원 빠지는 가격의 이 차는 국내에서만 100여대가 팔렸다.

친환경 바람은 소형차에서 점차 대형차로 옮겨가고 있고 이제 고성능 스포츠카 시장도 불고 있다. 빠르게 달리고, 연비도 좋은 차는 이제 더 이상 상상이 아니다.

“미션 E는 포르쉐 브랜드의 미래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볼프강 포르쉐 감독 이사회 의장의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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