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뽑아든 '극약처방' 마이너스금리..대박 혹은 쪽박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이 유럽에 이어 마이너스(-) 금리라는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예치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 뜨린지 20개월이 넘었지만 일본은행(BOJ)과 마찬가지로 아직 목표하는 물가에 도달하지 못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기습적으로 내놓은 바주카포식 부양책이 시장에 적용되기도 전에 불발탄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금융정책 분석기사에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은 디플레이션과의 전쟁 중인 BOJ의 모순을 보여준다"며 "구로다의 새로운 바주카포가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디플레 탈피를 위해 구로다 총재가 내놓은 대담하고 창조적 조치에 변함없는 지지가 확인됐다. 구로다 총재는 "유가가 최근 계속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는 데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도 심화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리스크는 기업 신뢰를 훼손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떨쳐지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를 "현실화시킬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찬성과 반대는 5대 4로 팽팽했다. 위원들 9명 대부분이 구로다 총재의 완화적 정책을 지지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이견이 상당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WSJ는 "정책 수단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구로다 총재가 권한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실제 BOJ는 이번 정책을 발표하면서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이라는 방식으로 4페이지에 달하는 추가 설명문을 덧붙였다. 설명할 것이 많다는 점은 그 만큼 실제 적용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BOJ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데 있어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을 3단계의 계층으로 구분했다. 기존에 맡겨진 '기초잔액'은 플러스(0.1%) 금리를, 거시 가산잔액에는 제로(0) 금리를, 추가로 맡기는 금액에는 마이너스(-0.1%) 금리를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마이너스 금리는 다음달 26일부터 공식 적용된다.
BOJ 위원 조차 이러한 복잡성에 대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반대표를 던진 시라이 사유리 위원은 "자산 매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오해를 불러 올 수 있고 복잡한 구조 역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로다 총재가 제1차 양적질적 완화(QQE)를 공표했던 2013년 4월 이른바 '2-2-2' 방침을 세웠다. 본원 통화를 2배로 늘려 물가상승률 2%를 2년 안에 달성하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중반 2차 QQE까지 실시했지만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목표를 크게 밑돌고 있다. 29일 총무성에 따르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8% 상승한 데 그쳐 목표치의 2%를 한참 밑돌고 있다.
일본의 이번 조치가 '근린궁핍화'라는 비난도 여전하다. 한 국가의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는 상대적으로 평가절상되기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기 위한 조치는 결국에는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HSBC의 유럽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다라크 마헤어는 최근 투자자 리포트에서 "'이웃 나라 거지 만들기(beggar-thy-neighbor)' 정책은 부족한 글로벌 수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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