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는 '무대'.. 이번엔 홀로서기 하나

2016. 1. 29. 18: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권력자' 발언을 계기로 '홀로서기'에 나선 것일까.

2014년 7월 대표 선출 후 당청 간 불협화음이 나올 때마다 박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던 김 대표가 이번에는 다르다.

시기적으로 4월 총선을 불과 70여일 앞두고 있어 권력자 발언 논란 등으로 김 대표가 실각하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정두언 의원도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에 대해 "없는 말을 한 것도,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시비를 거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김 대표를 엄호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연신 청와대와 대립각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권력자’ 발언을 계기로 ‘홀로서기’에 나선 것일까.

2014년 7월 대표 선출 후 당청 간 불협화음이 나올 때마다 박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던 김 대표가 이번에는 다르다. 지난해 9월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에 합의했으나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이에 김 대표는 청와대 참모를 향해 “오늘 하루만 참겠다”고 분을 삭이다 “공방을 그만하자”며 휴전을 먼저 제안한 바 있다. 앞서 2014년 9월 상하이 개헌론 발언 후에는 곧바로 박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그런 김 대표가 권력자, 완장 등 민감한 발언을 쏟아낸 후 종전처럼 ‘회군’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청와대도 맞대응하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처리 등을 위한 국회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연단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29일 “김 대표는 앞뒤를 생각하고 말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권력 핵심부를 의식해 몸을 낮춰온 김 대표가 이번에는 공천을 계기로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 대표의 브랜드인 전략공천 배제, 상향식 국민공천제 카드를 내세워 청와대· 친박(박근혜)계와 차별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여권 대선 주자로서의 위상을 굳히려는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시기적으로 4월 총선을 불과 70여일 앞두고 있어 권력자 발언 논란 등으로 김 대표가 실각하지 않을 것이란 게 그의 분석이다. 최근 김 대표가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긴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수도권 의원들이 총선에 위기를 느끼고 있는 현실에서 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면 김 대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에 출마한 진박(진실한 친박) 후보의 고전도 한몫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청와대 눈치를 더 이상 보지 않고 ‘마이웨이’를 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남정탁 기자
청와대에서도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 대표의 발언이 청와대 교감 하에 이뤄졌느냐는 물음에 “노 코멘트”라고 답변했다. 이어 “(김 대표가) 총선 결과 걱정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친박과 비박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상대를 향해 삿대질했다. 특히 친박 진영은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까지 거론하는 등 김 대표를 거세게 몰아세웠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도 비대위를 구성해 개혁적 움직임을 보여주며 발 빠르게 나아가는데 김 대표가 저렇게 버티면 우리도 위기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압박했다. 다른 친박계 의원도 “당 대표의 대권 지지율이 당 지지율의 절반인 상태에서 이 체제로는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다”고 가세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비대위 체제 거론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다. 그런 데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지만, 김태흠 의원은 “당 대표로서 당 운영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이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인재 영입을 통해 훌륭한 사람을 모셔와야 하는데 (김 대표가) 저렇게 똥고집을 부리는데 누가 추천할 수 있겠느냐”고 거칠게 비판했다. 반면 김 대표 측 김성태 의원은 “대표는 운항 중인 배의 선장인데 이렇게 계속 흔들면 격랑 속에서 결국 난파될 수밖에 없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두언 의원도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에 대해 “없는 말을 한 것도,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시비를 거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김 대표를 엄호했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김 대표가 도입하려는 휴대전화 안심번호의 부정확성과 시간 부족, 비용 문제 등을 들어 강하게 반대했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