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家 빈소에 정재계 추모 발길.."집안화목 강조한 큰 어른"

장은지 기자,주성호 기자 2016. 1. 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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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원 SKC회장이 29일 오전 故 노순애 여사 빈소를 찾은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신원 회장 우측으로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유가족들이 서있다. (사진제공=SK케미칼) 2016.1.29/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주성호 기자 = 28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한 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부인이자 최신원 SKC 회장의 모친인 노순애 여사의 빈소에는 하루종일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노 여사의 삼남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29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고 있다. 차남인 최신원 SKC 회장도 이날 오전 9시50분에 빈소에 도착한 이후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이날 오전 조문했다. 최 회장이 최근 혼외자 존재 사실을 공개한 이후 첫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부부는 이날 조문에서 40분 차이로 따로 조문한 뒤 오전 11시 30분경 각각 다른 통로를 통해 빈소를 빠져나갔다.

최 회장 부부가 빈소에 따로 등장하고 나가면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노 관장은 빈소에서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났지만,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노 관장은 오후에 다시 빈소를 찾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취재진들을 피해 빈소를 빠져나갔다 오후 5시15분 빈소를 다시 찾았다.

SK가의 큰 어른이 돌아가시면서 재계의 조문 발길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가장 먼저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오전 11시께 빈소를 찾았고, 이어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도 조문했다. 오후들어 손경식 CJ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회장,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 허기호 한일시멘트 부회장 등이 조문했다.

홍사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혜영 방송인, 가수 현숙 등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오전에는 불교식 추도예식이 진행됐으며 오후 2시부터 가족을 제외한 외부인 조문을 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가 29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SK그룹 창업주 고 최종건 회장의 부인 노순애 여사 빈소에 1시간 차를 두고 따로 입장하고 있다. 2016.1.29/뉴스1 © News1 조현아 인턴기자

노 여사는 1928년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1949년 4월 22세의 나이로 수성 최씨 장손이었던 두살 연상의 최 회장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었다. 결혼 후 3남 4녀의 자식을 두었다. 결혼한 이듬해 한국전쟁이 발발해 맏며느리로 피난길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시어머니와 집을 지켰으며, 1950년 한국전쟁 당시 9월 서울 수복 후 집으로 돌아온 최 회장이 고인의 조언에 따라 서울 창신동 창고에 사두었던 인견사를 찾아 SK그룹의 종잣돈으로 삼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노 여사는 생전 효심 깊은 맏며느리로 시부모님 공양에 지극했고, 최종건 회장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종가집 집안 살림과 자식 교육에 전담하는 등 내조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회장 부인으로 호강을 누려볼 기회도 없이 남편을 일찍 떠나 보내고 불심(佛心)으로 일가친척의 화목을 일궈낸 큰 어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故) 최종현 회장을 비롯해 최종관, 최종욱 고문 등 시동생들이 결혼하기 전까지 함께 살며 보살피고 결혼 등도 손수 챙기기도 했다. 특히 노 여사는 항상 형제간 우애와 집안의 화목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11월 88세 미수연에서도 "아들 딸들아 화목하게 잘 살거라"라고 당부했다. 당시 최신원 SKC 회장은 "어머님께서 늘 말씀하신 '장하다 우리 아들' 그 한마디에 뭉클했다"며 "더 장한 아들이 되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젊은 시절 수년간 한 집에서 생활하며 큰어머님의 사랑과 지원을 받았다"고 회고하며 감사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SK그룹은 형제 갈등없이 형제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아픔의 시간도 있었다. 1973년에는 결혼 24년만에 최종건 회장이 49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돼 기나긴 미망인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2000년에는 큰 아들이었던 최윤원이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큰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이후 노 여사는 2002년 둘째 아들 신원과 함께 사재를 출연해 '선경 최종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에 취임한 뒤 지역 발전을 위한 후학 양성과 사회 봉사활동 등을 펼쳤다.

노 여사는 최근 폐렴과 뇌경색이 겹치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최신원 회장 형제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은 병원 중환자실로부터 노 여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28일 저녁 중환자실을 찾아 고인의 임종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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