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과학] 구글은 왜 이세돌과 바둑 대국을 벌일까?
[HOOC=이정아 기자] 인공지능(AI) 컴퓨터가 프로 바둑기사와 대국을 벌여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사상 최초입니다. 10년 뒤에나 가능할 것 같았던 승리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기세를 몰아 인공지능 컴퓨터가 세계 챔피언인 이세돌과도 대국을 벌입니다. 이 영화 같은 일은, 두 달 뒤 서울에서 벌어집니다. 승자에게는 12억 원의 상금이 주어집니다.
구글의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는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인 중국 프로 바둑기사 판 후이(2단)와 5번의 대국에서 모두 이겼습니다. 바둑은 인간이 만든 가장 어려운 게임으로 꼽히는데요. 그래서 네이처는 이렇게 평가했죠. “인공지능 기술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우는 수준의 능력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보기술(IT) 및 과학계에서 역사적으로 받아들이는 사건인 이유입니다.
알파고는 세계 바둑 챔피언인 이세돌(9단)에게도 도전장을 던졌습니다. 28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런던간 화상브리핑에서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부사장은 “이번 대결은 알파고의 알고리즘과 딥러닝을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는 알파고가 이길 가능성을 50대 50으로 자신하고 있습니다.
딥러닝은 분산된 데이터 속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별하는 기술입니다. 판단 기준을 전해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를 인지, 추론,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영화 ‘그녀(Her)’에서 100분의 2초 만에 ‘아기 이름 짓는 법’이라는 책에 나오는 18만 개의 이름 중 하나를 선택해 자신의 이름으로 삼는 인공지능 시스템인 사만다가 바로 딥러닝 기술로 구현된 컴퓨터입니다.
그렇다면 구글은 왜 바둑을 선택했을까? “바둑은 경우의 수가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 수보다 많다.(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부사장)” 19x19 바둑판에서 펼쳐지는 바둑은 8x8 크기의 체스판보다 2배 이상 탐색 범위가 넓습니다. 체스에서 한 수를 뒀을 때 예측 가능한 다음 수는 20수 내외인 반면, 바둑의 한 수 뒤에는 체스의 10배인 200수 이상의 경우의 수가 나오지요. 체스와 비교할 때 경우의 수가 10의 100제곱 이상 많은 것입니다.
또 체스에서는 왕, 왕비, 기사 등 말마다 움직임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바둑은 모두 똑같은 크기의 돌로만 승부를 하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끝없이 나옵니다. 그동안 인공지능 영역에서 컴퓨터가 체스에 도전한 적은 있어도 바둑은 도전하기 어려운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있었던 이유입니다.
게다가 사람과 바둑을 두기 위해서 알파고는 돌을 놓을 위치를 평가하는 기능과 바둑알을 선택해 움직이는 기능을 함께 작동시켜야 합니다. 이 컴퓨터는 기존 바둑기사들의 경기를 통해 배우고 자신과 겨루면서 훈련하는 학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네이처는 “알파고가 기계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설명합니다.
구글이 이처럼 알파고를 만드는 이유는 이 컴퓨터에 적용한 알고리즘이 범용성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를 지배하는 것은 곧 기후 변화를 예측하고 더 나아가 복잡한 질환을 진단하고 분석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인간이 직면한 세상의 난제를 컴퓨터가 대신 해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람처럼 바둑을 두는 알파고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한편, 이세돌은 2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자신이 없는데 대국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사실 굉장히 드물다”라며 “저랑 알파고. 혹은 인간 대 컴퓨터로 비교를 하자면 아직은 인간이 위에 있다, 이런 자신감이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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