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1년차 팀' 같은 삼성, 선수 기용에 '루틴' 생기나?

김우석 2016. 1. 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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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5 서울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

[바스켓코리아 = 잠실실내/김우석 기자] 서울 삼성이 3연패 탈출과 함께 1승이 절실한 부산 케이티에게 일격을 가했다.

삼성은 2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5-16 KCC프로농구 부산 케이티와 홈 경기에서 78-68로 승리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4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승차를 1.5게임 차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게임 전 만난 이상민 감독은 “김준일, 이시준을 제외하면 사실상 1년차 팀이 아니냐?”라는 질문에 “문태영, 라틀리프, 임동섭 합류로 분명히 높이가 강해졌고, 주희정도 가세하며 가드 진도 어느 정도 안정된 부분이 있지만, 중요한 포지션이 많이 바뀌어 조직력을 만드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김준일은 2,3쿼터 외국인 선수 2명 출전이라는 규정에 지난해에 비해 임팩트가 약해진 상황이며, 이시준 역시 높아진 가드진 뎁스로 인해 출전 시간을 거의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나치고 있다. 결과로 삼성은 코칭 스텝이 2년 차일 뿐, 1년차 팀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날 삼성은 주희정, 이동엽, 문태영, 김준일, 라틀리프로 구성했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공격적인 라인업. 이동엽을 대신해 임동섭을기용하는 선수 구성이 가장 공격적이다. 게임 전 이 감독은 “우리 팀은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2번을 제외하곤 공격적으로 스타팅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한 부분과 일치했다.

2번 포지션에 이동엽이 눈에 띄었다. 2분이 지나면서 커트 인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페이스 가드 (팀 수비 전술과 별개로 상대 팀 에이스 얼굴만 보고 따라다니는 대인 방어) 가까운 수비를 펼쳐 2분 동안 꽁꽁 묵었다. 3분이 지나면서 한번 놓쳤다. 조성민은 3점슛 시도를 허용했고, 직접 리바운드 후 풋백을 성공시켰다. 연이어 돌파를 당한 후 파울을 범했다. 하지만 70점 정도는 줄 수 있는 강한 수비를 펼쳤다.

공격은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다. 4분 동안 득점이 6점에 불과했다. 4분이 지나면서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공간 창출이 효과적이었다. 문태영이 90도에서 특유의 점퍼를 성공시켰고, 수준급 수비를 펼치는 이동엽이 3점포를 터트렸다. 조금씩 흐름을 잡아갔다. 공격과 수비 밸런스, 그리고 집중력이 더해지며 얻어진 결과였다.

조성민 전담 마크로 나선 이동엽의 수비에서 활약이 계속 눈에 띄었다. 4분 동안 2점만 내주었다. 2개의 파울을 범하는 가운데 케이티 주포인 조성민 수비에 성공하는 이동엽이었다.

삼성 라인업은 계속 변화가 없었다. 공격이 다소 침체되었지만, 수비는 계속 효과적으로 수행되었다. 그리고 이동엽이 점퍼로 2점을 더했다.

종료 1분 16초 전 에릭 와이즈를 기용했다. 라틀리프에서 휴식을 주기 위한 차원과 케이티 역시블레이클리를 기용했기 때문. 그리고 공격에서 미세한 위치 변화기 있었다. 하이 로우 게임을 펼칠 준비를 했다. 김준일과 와이즈가 페인트 존 하단 90도에 위치했다.

라틀리프가 있을 때는 RA지역(림 하단 반원 모양의 공격자 보호 구역)하단에 라틀리프만 존재했다. 수비는 계속해서 맨투맨을 펼쳤다. 수비수로 나온 이동엽이 7점(3점슛 1개)을 기록하는 활약 속에 17-16, 1점을 앞서는 삼성이었다. 이동엽 기용이라는 이 감독 용병술이 120% 성공했던 10분을 보냈고, 공격적인 라인업이라는 부분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1쿼터였다. 케이티 주포인 조성민은 4점에 그쳤다. 2점슛 3개와 3점슛 한 개를 시도했을 뿐 이었다.

2쿼터, 삼성은 이동엽을 대신해 임동섭을, 문태영을 제외하고 와이즈를 선택했다. 수비는 계속 맨투맨. 조성민 수비는 임동섭이 담당했다. 임동섭 역시 페이스 가드를 통해 조성민을 봉쇄했다. 공격이 불을 뿜었다. 라틀리프 골밑슛, 주희정 3점슛이 이어졌다.

계속 공격 흐름은 좋았고, 1분 36초가 지날 때 타이트한 수비를 펼치던 임동섭이 게임 첫 파울을범했다. 조성민은 답답한 느낌으로 게임을 이어갔다. 김준일이 골밑슛을 성공시켰다. 케이티는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삼성은 임동섭 존재로 케이티 수비 범위를 넓히는 효과로 인해 인사이드에서 더욱 많은 공간을 찾아냈고, 1쿼터보다 공격을 수월하게 풀어냈다.

계속해서 선수 기용이 성공을 거두는 삼성이었다. 이후에도 속공과 지공이 효과적으로 전개되었고, 점수차를 조금씩 벌려갔다. 간혹 미스 매치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케이티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중반으로 접어들며 흔들렸다. 트랜지션과 매치업을 놓치는 미스가 발생했다. 이 감독이 말한 ‘모자란 수비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작전타임을 실시했다. 주문할 게 많았다. 김준일 대신 문태영을, 주희정 대신 이호현을 내보냈다.

문태영 기용은 공격으로 흐름을 바꾸겠다는 전략이 내포되어 있었고, 이호현은 경기 운영과 관련한 장점에 주희정 체력 세이브라는 포석이 깔린 기용이었다. 문태영이 벤치 기용에 120% 화답했다. 4점을 몰아쳤다. 임동섭도 득점에 가세했고, 수비는 점점 안정 국면으로 돌아섰다. 종료 4분 여를 남겨두고 3-2 지역 방어에 기인한 매치업 존을 펼쳤고, 점수차는 줄어들었다. 조성민이 3점슛을 가동하는 등 삼성 지역 방어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집중력이 문제였다.

종료 2분 26초를 남겨두고 와이즈 대신 김준일을 투입했다. 지난 2분간 가장 집중력이 떨어졌던 선수가 와이즈였다.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공격에 활로를 뚫었고, 매치업 존도 안정세로 돌아섰다. 종료 55초를 남겨두고 삼성은 다시 작전타임. 문태영을 안정시키기 위한 시간을 만듬과 동시에 공격을 성공시키기 위한 패턴을 지시해야 했다.

마지막 공격을 위한 다시 작전타임. 막혔다. 6점만 앞섰다. 조성민은 3점에 묶였다. 2점슛 한 개와 3점슛 한 개를 시도했고, 3점슛이 림을 갈랐다.

3쿼터, 2쿼터 후반 라인업에 와이즈만 바뀌었다. 김준일이 벤치에 머물렀다. 수비는 맨투맨. 임동섭 수비가 헐거웠다. 조성민이 쉽게 3점슛 찬스를 잡았다. 케이티 스피드에 밀렸다. 집중력이 다소 부족한 느낌. 공격 역시 수월치 않았다. 2분이 지날 때 이호현이 첫 골을 성공시켰다. 여전히 트랜지션은 좋지 않았다.

이호현이 이재도를 묶었다. 혼자 프런트 코트부터 프레스를 펼쳤다. 게임 전 조동현 감독은 “우리는 1번이 상대 프레스에 잡히면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고, 삼성은 조성민에 이어 이재도까지 타이트하게 잡으려 했다. 주희정 체력 세이브와 함께.

2분이 지나면서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이호현이 성공적인 수비를 효과적인 경기 운영으로 이어갔고, 공격이 지공과 속공의 ‘효과적인 배분’이라는 결과로 낳으며 점수차를 벌렸다. 케이티는 4분이 지나갈 때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삼성은 임동섭 대신 이동엽을 내보냈다. 조성민 수비수에 변경을 준 것이다. ‘벌떼 수비’가 떠오르는 기용이었다.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수들이 골고루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특히, 오랜 시간 코트에 머물고 있는 이호현은 간만에 자신의 장점을 코트에 뿌려댔다. 중앙대 재학 시절 보여주었던 코트 리더로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조성민은 체력을 충전하고 돌아온 이동엽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광재를 기용했다. 공격은 계속 불을 뿜었다. 라틀리프가 선봉에 섰다. 종료 3분 안쪽에서 문태영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임동섭을 투입했다. 넉넉한 점수차를 반증하는 장면이었다.

이호현이 계속 활약했다. 특유의 농구 센스까지 뽐냈다. 얼리 오펜스를 효과적으로 풀어냈다. 한차례 이재도에게 3점포를 허용했지만, 공격에서 활약으로 상계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호현이 허용한 득점은 3점 하나 뿐이었고, 어시스트 역시 단 한 개만 내주었다. 이호현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인해 ‘선수 기용’이라는 키워드가 계속해서 적중하는 삼성이었다. 삼성은 13점을 앞선 종료 1분 35초 전 기습적이 올코트 프레스를 사용했다.

16점을 앞섰다. 20점을 만들었고, 10점만 허용했다. 이동섭, 이동엽이 번갈아 수비한 조성민은 5분 44초를 출장했고, 득점에는 실패했다. 케이티가 15점차 리드를 내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수비가 장점이 아닌 이호현이 이재도를 묶었고, 역시 공격에 장점이 존재하는 임동섭도 조성민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4쿼터, 이호현과 이동엽 라인업이 계속 가동되었다. 10점만 허용한 3쿼터 짠물 수비를 이어가기 위함이었다. 문태영, 김준일이 코트에 존재했다.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춘 기용이었다.

점수차는 계속 벌어졌다. 종료 2분 여를 남겨두고 삼성은 17점을 앞섰다.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시점이었다. 2쿼터 중반 케이티는 박상오를 손가락 골절로 잃어버렸다. 그리고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이후 기용은 큰 의미가 없었다. 가비지 타임 양상으로 흘렀기 때문에. 이날 삼성의 선수 기용은 확실한 루틴이 존재했다. 최근 3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다운된 팀 흐름이 아니었다. 이날 선수 기용 성공은 현재 케이티 분위기와도 분명히 연관이 있다. 강 팀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도출 시킬 수 있을 지는 상대적인 부분이다. 어쨌든 1년 차 팀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선수 기용에 관해 퍼즐을 맞춰가고 있는 삼성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다시 뛰는 삼성이 ‘효과적인 선수 기용’을 키워드로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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