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창부수' 최경환의 TK 새판짜기

추동훈 2016. 1. 2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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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원 부인, 윤재옥 당협사무실 들러 격려진박후보 개소식 찾아 '물갈이론' 힘 보태지역선 "朴대통령 설전후 대구 방문" 전망
친박 실세이자 TK(대구·경북)의 터줏대감인 최경환 의원(경북 경산·청도, 3선)이 TK 지역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1년6개월간 경제부총리직을 마치고 국회로 돌아온 최 의원이 부인과 함께 연일 TK 지역 곳곳을 돌면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쏟아내자 "최 의원이 본격적인 TK 세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대구 달서을)의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박근혜 대통령 사진 아래에서 윤 의원 내외가 최 의원의 부인인 장인숙 여사와 함께 환한 미소를 짓는 사진이었다. 윤 의원은 '사모님께서 격려차 찾아오셨다. 최 부총리께서 꼭 위로해 드리라는 말씀을 했다고 한다'고 글을 남겼다.

현재 달서을에선 윤 의원과 진박을 자처하고 나선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쟁 중이다. 이렇다 보니 장 여사의 방문을 놓고 최 의원이 이른바 '진박'을 감별하기 위해 후보들을 탐색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반면 "최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윤 의원이 원내 부대표였던 인연으로 들렀을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여당 관계자는 "장 여사의 방문은 최 의원이 본격적으로 TK 판을 움직이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분석했다. 논란이 일자 윤 의원 측은 사진을 삭제했다.

지난 13일 국회로 복귀한 최 의원은 "나는 평의원이다"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당초 정치권의 예상을 반박했다. 이후 차분히 몸풀기에 나섰던 그는 박근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을 다녀온 뒤 예열을 마치고 본격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TK 지역에 불어닥친 '현역 물갈이론'이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데다 진박을 자처하며 똘똘 뭉친 예비후보들이 되레 역풍을 맞으면서 최 의원이 서둘러 등판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5일 오전 일정을 마치자마자 경북 구미갑 예비후보로 나선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의 모친상 빈소를 찾았다. 이곳에서 김광림 의원, 이철우 의원 등 TK 의원들을 만나며 존재감을 알린 그는 같은 날 저녁 지역 언론과의 식사에서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정부가 힘들 때 TK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다"며 "정권이 힘들 때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저와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모든 의원이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TK 새판 짜기를 예고한 대목이다.

그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진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줄줄이 찾아가 힘을 보태줄 계획이다. 30일엔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대구 북구갑), 2월 1일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대구 중·남구), 윤두현 전 대통령 홍보수석(대구 서), 2월 3일엔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대구 달성),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구갑)의 개소식이 예정돼 있다. 진박 6인방 중 5명의 후보가 최 의원의 구원 등판에 맞춰 줄줄이 개소식을 여는 셈이다.

대구 지역과 당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설 전후로 직접 대구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2월 초 설 연휴를 앞두고 박 대통령이 노동개혁과 관련된 현지 분위기 점검차 대구를 방문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 지역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최 의원이 TK 지역을 진두지휘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결국 TK 표심은 박 대통령의 행보에 달려 있는 것 아니냐"며 "박 대통령이 총선 전에 어떤 식으로든 대구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비박계인 이병석 의원(포항 북구)에 대한 사정 수사로 TK 지역에선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국회에는 포스코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지난 26일 접수됐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떳떳하면 자진 출두해 소명하라"며 이 의원의 결단을 압박하고 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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