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흡연하면 당뇨병..잠 못자는 여성은 고혈압 '위험'

김기철,이병문 2016. 1. 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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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생활습관과 질병

한국인의 생활습관과 유전적 특징이 만성질환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 성과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유전체센터는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간 2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코호트 연구 성과 중 고혈압, 당뇨병, 심뇌혈관 질환 등 한국인이 잘 걸리는 만성질환과 관련이 깊은 50가지 연구 성과를 묶은 보고서를 27일 발간했다. 이은규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역학과장은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의료현장에 많이 적용되어 왔으나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결과라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건강 증진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 증상 있는 남성은 뼈도 약하다

'마음의 병'인 우울증이 뼈 건강까지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우울증 환자의 골다공증 발병 위험성이 높은 것이다. 특이하게 여성에게는 우울증과 골다공증의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현창 연세대 의대 교수가 2008~2009년 우울증과 골다공증 치료 병력이 없는 강화지역 60~80세 9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 중 우울증 증상이 있는 사람의 골밀도는 78.5로 정상인(85.9)보다 골다공증 위험이 2.7배 높았다. 하지만 여성 우울증과 골다공증의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현창 교수는 이런 차이를 우울증 원인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남성의 우울증은 주로 신체적 쇠퇴에서 오는 경우가 많고 여성 우울증은 사회적 관계 등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노년기 우울증에 대한 예방과 관리를 남성과 여성에 따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체지방과 비만은 반비례 관계가 있음이 확인됐다. 비만도가 높을수록 골다공증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김정희 서울대 의대 교수가 2006~2008년 3042명을 대상으로 체지방과 골량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골량이 증가할수록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감소했다. 특히 복부 지방이 많은 남성과 폐경 후 여성은 지방량이 많아질수록 골량이 급속하게 줄었다. 김 교수는 "비만이 뼈에는 오히려 좋다는 잘못된 통념이 있다"며 "비만은 뼈 건강에도 나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수면 장애 있으면 당뇨병 위험 두배로

흡연은 주로 호흡기관의 문제를 일으켜 당뇨병과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흡연은 당뇨병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남한 아주대 의대 교수가 안성지역 40세 이상 5018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조사를 벌인 결과 하루 20개비 미만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2.1배, 하루 20개비 이상을 피우는 사람은 2.8배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 조 교수는 "흡연은 베타세포의 기능을 낮추기 때문에 당뇨병 발생을 높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흡연은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당뇨병 발병률까지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광필 가천대 의대 교수가 비흡연자이며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40~69세 4244명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추적 조사를 한 결과 가정에서 매일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노출되지 않는 사람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1.5배 높았다. 노출 시간별로 분석하면 1시간 미만 1.4배, 1~3시간 1.5배, 3시간 이상 1.7배 등으로 나타났다.

수면은 당뇨와도 연관성이 컸다. 김난희 고려대 의대 교수가 비만하지 않은 수면무호흡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면장애가 없는 사람보다 당뇨병 가능성이 2.2배나 높게 나타났다.

콩이 여성의 당뇨병 발병률을 크게 낮추는 것도 확인됐다. 고광필 교수가 10년간 당뇨병 환자군 698명과 정상 대조군 698명을 비교한 결과 혈중 이소플라본 농도가 높은 그룹(518.4ng/㎖ 이상)이 낮은 그룹(120.5ng/㎖ 이하)보다 당뇨병 위험이 42% 감소했다. 고 교수는 "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에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굴에 많은 아연, 중년 동맥경화증 줄여

심·뇌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로 국내 전체 사망자의 19%를 차지한다. 심·뇌혈관 질환은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동맥경화증, 부정맥 등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치매, 뇌출혈 등 '뇌혈관 질환'을 총칭한다.

심·뇌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는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운동 부족, 비만 등이다. 즉 식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얘기다.

양윤정 한양대 의대 교수팀은 농촌에 거주하는 중년 또는 그 이상인 고령층은 충분한 아연을 섭취하면 죽상동맥경화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은 굴, 달걀 노른자, 키조개, 구운 소고기 등이다.

아연은 눈 망막에 가장 많이 포함돼 있는 영양소로 부족하면 백내장을 비롯해 시력 손상, 야맹증, 결막염 등 안과 질환을 주로 유발한다.

연구팀이 2005년 1월~2007년 11월 40~89세 4564명을 대상으로 아연량과 경동맥 내중막 두께를 살펴본 결과 식사 중 아연량이 증가하면 경동맥 내중막 두께가 1.0㎜ 이상으로 아주 두꺼운 대상자의 무증상 죽상경맥경화증 위험을 약 0.3배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노인은 무증상 뇌경색과 열공경색(뇌경색 병변 중 직경이 1.5㎝ 이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조어린 고려대 의대 교수팀은 65세 이상 고령에게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무증상 뇌경색이 약 2.4배, 열공경색이 약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 심하게 골면 고혈압 걸릴 확률 높아

고혈압은 30세 이상 성인 중 유병률이 28.5%(2011년 기준)로 만성질환 중 가장 높았다. 코호트 분석 결과 고혈압은 수면습관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적게 자거나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 고혈압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여성의 경우는 수면시간과 고혈압의 관계성이 컸다. 김세중 고려대 의대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5~7시간을 한국인 기본 수면시간으로 가정했을 때 5시간 미만 잠을 자는 여성은 기본 수면시간을 지키는 여성보다 고혈압일 확률이 1.5배 높았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의 경우는 2.4배나 높았다.

김진영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폐질량지수 27.5 이하 정상이나 저체중인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코골이와 고혈압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일주일에 4회 이상 습관성 코골이 환자는 고혈압일 확률이 남성의 경우 1.5배, 여성은 1.6배 높았다. 김 교수는 "코골이 등 수면호흡장애를 겪는 사람들에 대해 2년 추적 조사한 결과 코골이가 고혈압과 심장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다"며 "코골이 증상을 보이면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아디포넥틴 농도가 낮으면 고혈압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혁 연세대 의대 교수가 40~70세 1553명을 대상으로 3년간 추적 조사를 한 결과 혈청 내 아디포넥틴 농도가 낮은 비만 남성은 아디포넥틴이 높은 남성보다 고혈압 가능성이 2.8배 높았다. 아디포넥틴 생성을 돕는 음식은 생선과 두부 등이다.

머리 빠지는 여성, 비만성 질병도 조심

비만과 대사증후군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질병관리본부 용역연구 결과 체내 총지방률(%)이 높을수록 혈중 염증(C-반응성 단백질) 수치가 높았고, 하루 평균 30g 이상 술을 마시거나 주 4회 이상 코를 고는 사람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졌다. 임신중독증이나 탈모증을 앓는 여성, 중년 이상의 비만 여성,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았다. 수면이 부족한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내장지방량이 약 2배나 증가했다.

백인경 국민대 자연과학대 교수가 2006부터 2년간 대사증후군이 없었던 40~69세 3833명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5g 미만인 음주자는 1.06배, 5.1~15g인 음주자는 1.13배, 15.1~30g인 음주자는 1.25배, 30g을 초과하는 음주자는 1.63배로 나타나 과음이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탈모증이 있는 여성도 대사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신철 고려대 의대 교수팀이 3408명을 대상으로 탈모증과 대사증후군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유의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여성은 약 1.7배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졌다.

탈모증은 심장질환,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비만, 전립선암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농촌 주민 7038명을 대상으로 코골이 빈도와 대사증후군을 조사한 결과, 주 4회 이상 습관적으로 코를 고는 사람은 대사증후군 위험이 약 2배나 증가했다.

[김기철 기자 /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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