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도 점령한 '인공지능'..다음 차례는?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DB 분석→스스로 학습 판단…모든 분야서 인간 넘어설수도]
그간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렀던 바둑 컴퓨터가 프로 기사를 이겼다. 그것도 5번 겨뤄서 모두 승리를 거머쥔 완승이다. 기존 데이터 기반의 AI(인공지능)가 스스로 학습을 하는 '머신러닝'으로 진화하면서 가능한 일이다.
28일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따르면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가 유럽 바둑 챔피언인 판후이 2단과의 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컴퓨터가 세계 체스 챔피언과 맞대결을 펼쳐 승리를 거둔 것은 1997년이다. 데이터 중심의 알고리즘만으로 체스에서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것. 하지만 바둑에서 프로 기사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과학계와 바둑계의 지금까지의 판단이었다. 행로가 정해진 체스와 달리 그 수가 변화무쌍한 바둑에서 기존 AI 기술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것.
하지만 이번 알파고의 승리는 '러닝머신', '딥러닝' 등 컴퓨터 스스로의 학습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인공지능의 진화를 의미한다.
이 같은 진화는 우리 사회에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2002년 개봉한 공상과학영화 마이너리포트는 고도화된 사전 예측기능을 갖춘 AI를 통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치안시스템을 선보인다.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은 공상과학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 역시 러닝머신 기술의 미래를 보여준다.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의 컴퓨터 비서 역할을 하는 자비스는 스타크의 목소리는 물론 표정 동작, 신체리듬 등 정보를 인식하고 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개개인의 특정질환 여부 및 발병 가능성 역시 머신러닝 등의 발전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미래에는 단순한 데이터 분석 및 배치를 통한 기사가 아닌 해당 데이터를 통한 판단을 통해 증권 투자 및 종목 추천까지도 컴퓨터가 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AI의 발전이 자칫 인류에 위험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돼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스카이넷은 스스로의 학습과 판단을 통해 인류를 멸망 시켜야 할 악으로 규정한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울트론 역시 새로운 세상을 위해 인류를 멸망시키려 한다.
과거 AI가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그쳤다면 최근 딥러닝, 머신러닝 등을 통해 학습을 하고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후에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초AI가 탄생하고, 이 시스템은 인간과 유사한 마음이나 감정까지도 보유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AI의 상용 분야 및 AI윤리 등에 대한 정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빌 게이츠는 "기계는 우리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주겠지만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초AI는 이와 다를 것"이라며 "수십년 후 슈퍼지능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엘런 머스크 역시 "AI가 핵무기보다 위험할 수 있다"며 AI의 진화를 경계했다.
AI에 대한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 담벼락을 통해 "AI가 일자리를 줄이고,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AI는 이 세상을 유익하게 할 많은 것을 만들 수 있다.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내 집안일과 업무를 돕는 AI를 만드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AI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하늘 기자 isk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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