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 SNS 세대 작가들의 '하방연대'식 전시
[오마이뉴스김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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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바벨'전이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정면과 전시대형포스터 |
ⓒ 김형순 |
이들 신세대 '앙팡테리블'은 60년대 작가운영 미술공간(artist-run spaces)이나 90년대 말 국내에 등장한 대안공간과 다르게, 웹, SNS, 스마트 폰을 기반으로 소규모디자인스튜디오(small design studio) 혹은 산발적이고 한시적인 모임(temporary art collective) 방식의 느슨한 미술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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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혁 I '받힘대' 벽돌 스텐인드 스틸 파이프 백시멘트 색소 각각 39*195* 15cm 2015. 일상에서 마주치는 난간함을 자기언어로 치환해 조각화하다 |
ⓒ 김형순 |
이 SNS세대의 전시를 보니 신영복 선생의 <하방연대>라는 말이 떠올랐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 바다가 되듯,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의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는 관점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들의 이런 시도는 일종의 예술적 하방연대가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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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형 I '페인터'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5 노동의 결과물보다 그 힘든 과정보여주며 다시 한번 전시가 뭔지 예술이 뭔지를 묻는다 |
ⓒ 김형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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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40' 장소특정적 미술이주변 환격의 맥락에 의해 형식적으로 규정되거나 방향성이 유도되는 식으로 그 환경의 일부가 된다고 본다. 날자별로 전시가 바뀐다. 800/40은 공간 임대비용이 보증금 800만원에 월세 40만원이란 뜻이다 |
ⓒ 김형순 |
이것도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일이다. 그야말로 백남준이 좋아하는 비전형과 비선형, 무목적과 무작위, 우연성과 도발성가 바탕이 되는 '랜덤액세스' 방식이다. 다시 말해 이번 전시의 주인은 작가라기보다는 관객이 아닐까 싶다. 관객이 각자 그 나름대로 생각하고 보고 느낀 대로 결론을 내리면 그게 정답이 되는, 그러니까 답이 없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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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덕현 I '장벽' 종이에 먹 호분 아클릴 물감 접시물간 2015. 그림을 그리지 않는 무화의 회화를 추구한다 |
ⓒ 김형순 |
사실 모든 창조는 언제나 무질서 속에 잉태하고 예술이란 원래 무목적이다. 이런 전시가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하나라도 뭔가 건지면 대성공이다.
이런 전시의 당위성을 찾는다면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 언론미디어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서울에서 사는 젊은 세대의 팍팍한 삶과 젊은 작가들의 치열한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 미술의 모세혈관 같은 이들 작가들의 유기적이고 독립적인 행보를 시립미술관에 지원하는 건 벤처기업육성처럼 위험하나 또한 기회를 준다는 면에서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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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오 I '티티나를 찾으러 왔어요' 인터넥티브 설치 LED 조명 젤리빈 실시간 스트리밍 가변설치 2015 남성 성소수자 파트너를 찾기위해 이용하는 웹페이지에서 크롤링한 테이터베이스를 시각한작품이다 |
ⓒ 김형순 |
그런 면에서 예술은 당대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모든 관계가 끊어져 미디어라도 작동하지 않는다면 축제를 잃게 되고 피곤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아직도 소통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 작품명 중에 성소수자 퀴어 게이 등이 등장하는 것은 전향적으로 우리와 취향이 다른 이들마저도 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기획자 신은진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도 기존의 경계와 통념을 넘어 우리미술을 다 주류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는 게 이번 전시의 의도임을 아래처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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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전시기획자 신은진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가 작품을 해설하고 있다 |
ⓒ 김형순 |
이번과 같은 열린 형식의 전시는 기존의 상업주의나 순수주의도 넘어선다. 그리고 우리가 주목할 것은 SNS, 스마트 폰 등 급격한 웹 미디어 환경변화로 미술지형도 달라지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작품의 결과보다 과정을 보여줘 관객을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다시 미술은 뭐고 작가는 누구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게 한다. 끝으로 전시후문을 쓴 장진택씨의 격려사 같은 "청년들이여! 명료한 우리의 삶을 살기 위해서 두려워말고 시련을 진정한 자유로움과 해방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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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남준 I '자화상 달마도(Self-Portrait Dharma Wheel)' 158*126*149cm 소형마차 엔틱 TV상장 모니터 1998년 작 서울시립미술관 캘린더에 소개된 작품 |
ⓒ 서울시립미술관 |
그리고 2016년 7월 20일에는 백남준의 탄생일을 맞아 심포지엄도 열고 플럭서스의 퍼포먼스도 재연한다. 그리고 서울시가 백남준 자택 자리에 있는 50여 평 남짓한 한옥으로 된 음식점 건물(동대문구 창신동 197-33) 매입했단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앞으로 이 운영을 도맡게 된다. 보다 창의적 전시가 기대된다.
또 한 가지 정보를 추가하면 이번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컬렉션해온 작품 200점을 소개하는 450쪽짜리 <SeMA Collection 200>을 냈다. 컬렉션은 그 미술관의 얼굴이자 정체성이다. 알찬 작품이 많다 국내 국공립미술관 중 소장품출판물은 낸 것이 처음이란다. 이 책은 핵심은 수준 높은 작품해제인데 이것은 외부 소장품연구협력팀의 공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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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서울시립미술관 (02)2124-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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