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의 내부거래?..'디 오리지널' 9대 1이 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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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역대 1위 기록을 세운 '내부자들'이 꼼수로 흥행 기록을 경신한 정황이 드러났다. 극장과 투자배급사 부율을 조정해 연말연시 극장을 대거 확보했던 것.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은 '이끼'와 '미생'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의 미완결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재벌과 정치가, 언론에 배신당한 정치깡패가 야망을 갖고있는 검사와 손잡고 복수를 하는 이야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등이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11월19일 개봉해 707만명을 동원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31일 50분 분량을 더한 확장판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개봉해 지난 26일 200만명을 넘어섰다. 본편과 확장판을 더해 907만명을 동원할 만큼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친구'(818만명)를 넘어서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내부자들' 확장판의 흥행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 확장판, 거기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최성수기인 연말연시에 신작 못지않은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보장받았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개봉 첫날 595개 스크린에서 1533번 상영됐다. '히말라야'를 제외하곤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했다. 12월30일 개봉한 '조선마술사'(583개 스크린), 12월 16일 개봉한 '대호'(426개 스크린)보다도 많았다. 아무리 '내부자들' 확장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들, 아무 영화나 걸어만 놓아도 흥행이 된다는 연말연시에 신작들을 제치고 그런 스크린수를 확보한다는 건 기이한 일이었다.
관객이 많이 찾으면 많은 스크린과 상영횟차가 보장될 수 있다고 믿는 건 순진하다. 시장은 그렇게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영화계에 따르면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신작 못지 않은 스크린과 상영횟차를 보장받은 건 부율 조정 때문이었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투자배급사 쇼박스는 극장들에 부율을 9대 1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극장 관계자는 "신작들이 많이 개봉하는 데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확장판이라 쇼박스에서 메이저 극장들에 일괄적으로 그렇게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통상 한국영화는 투자배급사와 극장이 극장 수입금을 55대 45로 나눈다. 당초 50대 50이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렇게 조정됐다. 극장요금을 만원으로 치면 투자배급사가 5500원을, 극장이 4500원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이걸 극장이 9000원을, 투자배급사가 1000원을 가져가는 것으로 제안을 한 것이다.
그렇다보니 극장에선 신작들보단 확장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 더 많은 스크린을 몰아주게 된 것이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과자 10개를 판다고 치자. 다른 과자들은 하나 팔면 450원이 남는데 비해 '오리지널' 맛인 '내부자들'은 하나를 팔면 900원이 남는다. 사람들이 제법 찾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편의점에선 같은 계열사에서 만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 찾는 과자들을 제외하곤 '오리지널' 맛 '내부자들'로 전부 진열대를 채워놓기 마련이다. 다른 새로 나온 과자들은 사람들이 사려고 해도 잘 찾아보기 힘들게 된다. 그러니 더욱 오리지널 맛을 사게 된다.
이게 올 1월 극장가에서 벌어진 일이다. 덕택에 '어린 왕자' '나를 잊지말아요' '헤이트폴8' 등 신작들은 상영관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계약이다 보니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 200만명을 동원했다지만 제작사와 투자배급사인 쇼박스 손에 들어오는 것도 그다지 많지 않다. 숫자를 위한 숫자 싸움인 셈이다.
투자배급사가 극장 부율을 슬라이딩으로 조정하는 경우들은 물론 있다. 개봉한 지 오래된 영화를, 천만명 같은 특정 관객수를 넘도록 극장을 계속 확보하기 위해 8대2나 9대1, 심지어 10대 0으로 부율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확장판을 마치 신작처럼 개봉시키면서 그것도 연말연시에 9대1로 개봉하는 건, 그야말로 횡포에 가깝다. 물론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좌석점유율도 높았고, 예매율도 높았다. 하지만 공정한 룰로 공정하게 경쟁을 벌였어야지, 이런 방식은 비겁하다.
이에 대해 쇼박스는 "부율은 극장간 계약이기에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대체로 이렇다. 99마리 양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한 마리 양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서 빼앗으려 할 땐, 대체로 이렇다.
'내부자들'은 정치인과 재벌, 언론을 대한민국을 썩게 만드는 내부자들로 규정하고 복수에 성공하는 쾌감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성실하게 일하는 보통 사람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거대 권력을 비판해 큰 재미를 받다.
'내부자들'의 이런 꼼수는, 그래서 더 안타깝다. 정의는 작은 것부터 시작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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