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2.6%, 중국 등 신흥국 불황.. 수출 악영향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6%를 기록했다. 2010년 6.5%이던 경제성장률은 2011년 3.7%로 낮아졌고, 유럽발 재정위기로 선진국 경제가 위기를 맞았던 2012년에는 2.3%로 2010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3년은 2.9%로 3% 문턱에 바짝 다가섰고, 2014년에는 3.3%를 기록하며 3년 만에 3%대에 진입했지만, 지난해에 다시 2%대로 주저앉았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이 부진한 것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불황이 이어진 상황에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세계 경제가 3.1% 성장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2.5%), 일본(0.6%) 등 선진국도 부진했고, 중국(6.9%), 러시아(-3.7%), 브라질(-3.8%)를 비롯한 신흥국도 성장세가 꺾였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국이 6%대 성장으로 내려앉고 IMF도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등 세계 경제가 당분간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과거 6%대의 고성장은 물론 3%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민간 경제연구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3.1%)와 한은(3%)은 3%대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인구 고령화와 투자 부진 등으로 2%대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경연은 24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2016년∼2020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7%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추정한 2015∼2018년 한국 경제의 연평균 잠재성장률(3∼3.2%)보다 낮은 것이다. 김천구 현경연 연구위원은 "이대로라면 한국경제는 저성장의 고착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에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금융시장 불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수출부진, 가계부채의 소비 억제 등 악재가 겹칠 위험이 크다. 한은이 14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3.2%에서 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도 이 같은 악재들을 반영한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전체 중국 경제성장률이 5.8%, 내년에는 5.6%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6%대로 추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을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총 4회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우리나라도 통화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은 올해 들어서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1월 1~10일 수출액은 85억24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2.5% 급감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올해에도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집중된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의 후유증으로 올해 소비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가계부채는 소비를 억제해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을 가능성도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 성장률은 1분기에 소비절벽을 얼마나 막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며 "소비절벽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집중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 지표가 무척 좋았기에 1분에는 위축될 수 있다"며 "급격한 위축을 막기 위한 대응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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