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하위팀..'빅 점프' 우승은 가능한가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6. 1. 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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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당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성근 한화, 김용희 SK, 조원우 롯데, 김기태 KIA, 양상문 LG, 조범현 KT 감독.

으레 비시즌에는 겨우내 전력보강을 한 팀들이 주목을 받는다.

올해는 지난해 가을 무대에 오르지 못한 팀들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하고 외인선수로 에이스 로저스를 앉히고, 포수 겸 강타자 로사리오를 영입한 한화, FA로 송승락과 윤길현 등 불펜요원을 잡은 롯데가 우선 거론된다. 여기에 특급 외인투수 헥터 노에시 영입 등으로 선발진으로는 최강으로 평가받는 KIA의 반등 가능성도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이들 팀들이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그 과정과 결과는 올해 페넌트레이스의 주된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의 떡’이 커보인다

일부 팀의 경우, 전력 보강 팀들이 주목받는 수준을 넘어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된다. 이는 이맘때면 현장 관계자들 가슴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심리 현상이기도 하다. 야구인과 야구인의 대화, 야구인과 현장기자들의 대화 중 상당 부분이 전력 변화가 심한 팀의 얘기로 채워진다. 겨우내 이적 선수들에게 관심이 집중됐던 데 대한 현장의 반응이기도 하다.

굵직한 선수가 하나 이동할 때면 예상 순위가 한 칸씩 움직이는 식이다. 이를테면 삼성은 중심타자인 박석민과 마무리 임창용, 공수 겸장 외인 내야수 나바로를 잃었고, 그에 대한 대가로 절대 강자 자리에서 몇 단계는 내려앉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한화와 롯데 등은 금세 4강 후보로 올라섰다. 일각에서는 2010년부터 2014까지 5년간 4차례 꼴찌를 하다가 지난해 6위로 올라선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이력과 맞물려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목소리가 있다.

선수간 트레이드가 성사되는 것은 대개 ‘남의 떡’이 커보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각 팀의 평가도 그렇다. 경쟁 팀 그리고, 겨우내 보강이 된 팀이 강해 보이기 마련이다. 올해는 이들 팀이 집중적으로 시선을 받았다.

■89년 이후 27년의 기록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가 이듬해 우승까지 오른 사례는 얼마나 될까. 단일 시즌제가 채택된 1989년 이후 지난해까지 27년간 이처럼 순위 급등팀이 탄생한 것은 모두 7차례였다.(표 참조)

LG 트윈스는 1990년 창단 첫해 우승을 이뤘다. 전신인 MBC 청룡이 직전 시즌인 1989년 6위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도약이었다. 1995년의 OB, 1998년의 현대, 1999년 한화, 2007년 SK, 2009년 KIA와 지난해 두산 등이 4강 밖으로 밀려난 이전 시즌 성적을 뒤로 하고 대반등을 이루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뤄냈다. 이들 팀들은 역사를 만들어낸 시즌의 출발선에서 어땠을까.

■하위팀, 대반등의 조건

4강 밖에 있다가 우승으로 급반등한 팀들은 대부분 시즌 전 우승 후보로는 거론되지 않았다. 최근 반전 드라마를 만든 지난해 두산과 2009년의 KIA 역시 스프링캠프부터 우승 유력구단으로 조명받지는 않았다. 시즌을 치르며 기가 막히게 조화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 역시 2007년 SK 사령탑을 맡을 때만 하더라도, 전년도 6위에 머문 성적을 차고 올라 단숨에 우승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SK는 2007년 특정한 몇몇 선수의 활약에 의존하지 않고 ‘절대 강자’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올해 주목받는 한화가 반등한다면 그 또한 몇몇 이적 선수의 활약으로 이뤄질 일은 아니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자의 얼굴에 할리우드의 미남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눈과 톰 크루즈의 코를 갖다 붙인다고 해서 그 모습이 바로 완벽해지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팀도 그렇다. 특정 몇몇 선수의 힘에 의존해 우승까지 도달하긴 어렵다. 두드러지게 주목받는 한화, 그리고 롯데는 새 선수 영입으로 조화로운 새 팀의 모습을 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소재를 반죽해갈 벤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흘러간 역사가 그랬다. 대반등을 이뤄내며 우승한 팀은 늘 새로운 조화에서 탄생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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