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잔혹사]② '너때문에 졌다' 욕..게임사 대처 제각각

송민경 (변호사) 기자 2016. 1. 2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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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L리포트]게임마다 시스템과 규제방식 달라.. 게임사 '강력 제재'의지 필요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theL리포트]게임마다 시스템과 규제방식 달라… 게임사 '강력 제재'의지 필요]

◇ 더엘(the L) / 게임 상 욕설…게임사 대처 제각각 ◇

게임 회사들이 게임 상 욕설에 대한 다양한 자정 노력을 하고 있지만 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집에 와서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 팀을 짜서 하는 게임이라 가벼운 실수에도 욕이 날아온다. 가끔 너무 심한 욕을 들을 때면 그냥 게임을 꺼버린다. "스트레스를 풀려던 게임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요"

"경찰서에 가서 '게임 상 욕설'을 신고했다"는 경험담은 이제 더 이상 희귀한 사례가 아니다. 그야말로 온라인 게임 상 싸움이 경찰서나 법정의 오프라인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 게임마다 제각각… 자동 차단 또는 채팅 아예 없애기도

게임마다 채팅 시스템과 규제 방식이 달라 일괄적으로 말하긴 힘들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게임 유형에 따라 욕이 많이 나오게 되는 게임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1:1 게임에선 두 명 뿐이기에 욕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 정 안되면 차단을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3:3, 5:5 등 팀을 짜서 하는 게임의 경우는 조작 실수를 하면 바로 욕이 채팅창으로 뜬다. 패배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책임을 상대나 같은 편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해서다. 김병준 전 준프로게이머는 "상대 팀과는 달리 같은 팀은 차단도 할 수 없어 답답하다"며 "게임을 지면 서로 '너 때문에 졌다'고 욕을 하니 문제"라고 말했다.

많은 게임사가 욕설을 막기 위해 자동 차단 방식을 사용한다. 미리 몇 개의 욕을 지정해 두고 그 단어를 입력하면 시스템 상에서 아예 입력이 되지 않거나 다른 표현으로 나오게 한다. 욕을 치면 '입력하신 문장에 허용되지 않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라고 뜨는 식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러한 차단방식은 무용지물이다. 실제로는 돌려서 표현하거나 중간에 점을 찍어 어떻게든 욕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예 게임에서 대화 기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카드를 사용해 경쟁하는 A사의 H게임은 △감사 △인사 △칭찬 △사과 △이런! △위협 등의 감정 표현만 할 수 있다. 욕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게임 외적인 대화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게임에 이런 방식을 적용할 순 없다.

◇ 신고해도 가벼운 제재에 그쳐… 게임사 의지 필요

현재 대부분의 게임사는 욕설을 신고해도 경고나 일정 기간 게임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가벼운 제재에 그치고 만다. 욕을 하는 경우 받는 페널티에 대해 명확히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L게임을 운영하는 라이엇 게임즈 구기향 홍보실장은 "공격적인 언행 등으로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와 관련해, 강력한 필터링은 물론 단계적으로 명확한 검증과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부족한 단계다.

게임에 신고 기능을 넣어 잘 활용하고 있는 게임도 있다. 다양한 영웅이 등장하는 B사의 H 게임은 신고를 했을 경우 잘 처리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 번 신고를 당하면 가벼운 제재를 받지만 여러 번 제재를 당하면 영구 계정 정지까지 내려진다. H게임을 즐긴다는 B씨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조심하니 실제로 욕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게임사에서는 게임하다 욕설 때문에 고소하는 사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고소가 되면 수사기관에서 실제로 욕을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게임사에 협조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을 이용하는 사람들 간의 분쟁이라는 이유로 그에 대한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강민 게임해설자는 "게임 회사에서 욕에 대해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제재를 가한다면 분명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조심하게 될 것"이라며 "욕을 줄이겠다는 게임사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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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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