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번지는 동성애 혐오 동아리

2016. 1. 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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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독교 대학 중심으로 확산
성소수자 인권확대에 ‘반작용’

“앞으로 ‘엘지비티’(LGBT,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라는 말 대신 ‘헬지비티’(HELLGBT, 성소수자를 지옥과 연결지은 말)라는 말을 씁시다.’ ‘차별받기 싫으면 사람들한테 안 들키게 조용히 동성애 하세요.’

지난 11일 ‘고신대 반동성애부’라는 이름의 트위터 계정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지난 8일 만들어진 동아리 계정이다. 이 동아리 트위터 운영자는 2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성소수자 동아리는 30개가 넘는데 반동성애 동아리는 왜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해 10여명이 활동 중”이라며 “동성애자들의 역차별로부터 이성애자들을 지키는 것이 활동 목표”라고 주장했다.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는 모임이 늘어나고 있다. 성소수자 출신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탄생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대학 내 성소수자의 인권 확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대한 ‘반작용’이란 설명이 나온다.

반동성애 성향을 드러내는 온라인 모임은 주로 기독교 대학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고신대란 이름을 앞세운 계정 외에도 백석대·한세대 등을 앞세워 ‘○○대 반동성애 모임’이라는 계정들이 이달 초부터 급격히 생성되기 시작해 동성애 등 성소수자를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져, 지난 22일 서울 중앙대 근처의 한 카페에서는 반동성애 성향을 담은 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닙니다>의 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동성애를 ‘치료 가능한 것’으로 묘사하며 ‘성적 지향 전환 치료’를 권유하는 내용이다. 시사회를 기획한 카페 운영자는 “동성애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니 토론을 해보자”며 중앙대 성소수자 동아리 ‘레인보우피쉬’ 회원들을 시사회에 초대했다가, 카페 보이콧 등 거센 반발을 샀다. 인권재단 사람 활동가 정민석씨는 “지난해 김보미 서울대 총학생회장의 선출 이후, 대학가에서 성소수자의 권리 찾기 운동이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로 이런 혐오 조장 행태가 나타나는 듯하다”며 “이런 움직임이 학교 안 자치모임의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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