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업은 국민의당 안철수, 수세국면 돌파하나

2016. 1. 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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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천 통합 전격 합의"새누리 총선 압승 저지 위해 통합" 내달 2일 창당.. 당명은 '국민의당' 인재영입 부진·독자세력화 한계에"설 전에 분위기 반전" 부담감 작용'공천 지분 나누기' 갈등 더 커질 듯 교섭단체 위한 외곽세력 통합도 변수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가 25일 통합에 전격 합의했다. 안 의원과 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한다”고 밝혔다. 당명은 안 의원 측의 ‘국민의당’을 쓰기로 했다. 국민회의 측 신당 일정은 잠정 중단되고, 당초 안 의원 측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일인 내달 2일에 통합 신당이 출범한다.

이로써 4·13 총선을 앞둔 야권 세력은 크게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제외한 반(反)더민주 세력으로 크게 나뉘어졌다. 이날 양측 통합은 안 의원으로선 ‘선(先)독자세력화’ 방침을 꺾고 호남 세력과 연대한 것이고, 천 의원으로선 ‘박주선·천정배·정동영 호남 3자 연대’ 방침을 꺾고 안 의원과 바로 통합을 이룬 것이다. 양측 모두에게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겪으며 설 연휴 전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의기투합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가칭 국민의당과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가 25일 통합을 전격 발표한 가운데,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안 의원, 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 천 의원, 국민의당 윤여준 창준위원장, 김한길 의원.
이재문 기자
◆통합 막전 막후… 지지율 하락에 절박

천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가진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인 ‘뉴 DJ’ 들을 공천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물밑 접촉을 해왔던 더민주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패권주의 해체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합은 예상보다 이른 것이다. 지난 20일 안 의원과 김한길 의원, 천 의원의 3자 회동 당시 천 의원은 “대화를 해볼 수 있는 최초의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김·안 의원과 천 의원이 전날 심야 회동을 거친 뒤 이날 오전 최종 의견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닷새 만에 통합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이다.

주말 직전 국민의당은 일주일째 지지율이 하락했고, 인재영입 부진과 김 의원과 안 의원 측 세력들의 갈등이 표면화되며 부침을 겪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18~22일)에서 새누리당은 39.2%, 더민주는 25.0%, 국민의당은 17.1%로 나타났다. 더민주는 2.5%포인트 상승하고 국민의당은 3.6%포인트 하락했다. 호남에서 더민주는 2.8%포인트 상승한 반면 국민의당은 4.5%포인트 하락했다. 내부에선 중앙당 창당(내달 2일)과 민심 이반의 바로미터가 되는 설 연휴 전까지 반등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 어렵게 된 화학적 결합… 남은 과제는

김 의원은 이날 “지분 얘기는 서로 꺼내지 않는 것으로 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합의문에는 “개혁적 가치와 비전을 지닌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들을 총선 후보로 공천하기 위해 규칙과 절차를 마련하기로 한다”고 적혀 있다. 향후 공천 원칙을 정할 때 천 의원을 어떤 식으로든 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안 의원 측 원년 멤버와 탈당파간 갈등이 이미 표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몸집을 키우는 반면 갈등의 불씨를 하나 더 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기조회의에서 “국민의당에서 가장 먼저 창당을 선언하고 (새정치연합을) 탈당했으며 제3당을 설계한 사람에게 가장 큰 책임이 돌아갈 것은 명백하다”며 “책임의 원리가 제대로 구현되는 방식으로 당이 창당되고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대표직을 안 의원이 직접 맡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사당화’ 논란이 다시 한번 제기될 우려가 있다. 김 의원과 안 의원 간 불화설도 계속 나온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천 의원과의 통합이 아니었으면 김 의원이 중대 결심을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 의원에겐 당초 ‘개혁진보 성향’을 포기하고 국민의당의 ‘중도성향’과 통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남겨진 박주선 의원, 박지원 의원 측 박준영 전 전남지사, 정동영 전 의원 등 야권 외곽 세력과의 통합도 변수다. 국민의당이 교섭단체가 되기 위해선 아직 4명의 현역 의원이 더 필요하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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