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IMF총재 지적, 지나친 위기감 경계해야
세계 금융시장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올 들어 7% 이상 하락했다. 다우지수가 산출되기 시작한 1896년 이후 월간 하락폭으로는 세 번째로 크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에만 17%나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이다.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증시에서는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 기간이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2일부터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36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했다. 세계 및 국내 증시가 이번 주 들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최근의 중국 경제상황에 대해 비관적 시각이 넘쳐나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가 대표적이다. 지난 20일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하다"면서 "그러나 불안정의 원인이 2008년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였지만 지금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럼에도 시장의 불안감이 과장됐다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라가르드 총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 마지막 날인 23일 '글로벌 경제전망' 세션에 참석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세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IMF는 중국 등 세계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3.4%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해(3.1%)보다 높은 수준이다. 내년에는 3.6% 성장을 예상한다. 중국의 불안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의 경착륙을 예상하는 소로스조차도 "중국 정부는 3조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과 다양한 정책수단 등을 갖고 있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경제 불안이나 위기는 실제보다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시장에서 공포감을 유발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심리에 의해 좌우된다. 정부당국은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해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시장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예상하는 시각이 훨씬 우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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