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희석된 '혁신', 올라간 '가격'..셰프컬렉션 냉장고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이번 셰프컬렉션 냉장고는 혁신 기대감이 낮다. 소비자 니즈(욕구)는 어떤 식으로 파악했나?"
삼성전자가 25일 강남 서초사옥에 위치한 '삼성 딜라이트'에서 진행한 '2016년형 에어컨·냉장고 미디어데이'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첫번째 질문이다. 첫 질문부터 싸늘했다.
셰프컬렉션 냉장고는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 3월 처음으로 선보인 프리미엄 냉장고 브랜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슐랭 3스타 셰프들과 기획단계서부터 공동 개발해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최첨단 냉장 정온 기술로 구현된 '셰프 모드'가 당시 제시된 대표적인 기술이었다. 냉장실 온도 변화의 폭을 ±0.5℃ 이하로 줄여 최적의 온도로 식재료를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었다. 일반 냉장고의 경우 온도변화가 ±2℃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성능이 대폭 개선됐다는 것.
업계 최초로 1000L(리터) 대용량으로 출시된 이 제품의 당시 출고가는 589만~739만원선이었다. 이 가격은 직전 프리미엄 냉장고 버전인 지펠T9000(549만원)과 비교하면 34.6%나 높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 사이에서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셰프냉장고 시리즈가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을 체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첫 시리즈 출시 이후 같은 해 셰프컬렉션 냉장고 김치냉장고 버전을 내놓았다. 기존 냉장고 우측 하단부에 김치 보관에 적합한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당시 출고가는 659만원.
이듬해 2월에는 기존 셰프컬렉션보다 냉장고 높이를 약 7cm 낮춘 제품을 '2015년형 셰프컬렉션'이라고 소개했다.
올해에는 기존 냉장실에만 적용했던 정온기술을 냉동실에까지 적용해 '2016년형 버전'으로 내놓았다.
2년 동안 발표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보기에는 삼성이 그동안 주장해온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이라고 할 만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혁신의 신선도는 갈수록 낮아졌지만 그 사이 가격은 올랐다. 올해 신형 버전의 출고가는 639만원~749만원 수준으로 초창기 버전 대비 상하한선 모두 상향 조정됐다.
'2016년형 셰프컬렉션 냉장고 버전'에서 큰 감명을 받지 못한 언론의 관심이 곧바로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국내 발표 예정인 'IoT(사물인터넷) 버전'으로 옮겨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음 신형 제품 발표회에서는 '혁신'의 신선도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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