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공적(公敵)?'..부산 사하을 '반(反) 조경태론' 확산

새누리·더민주 막론 '조경태는 안된다'..경선룰도 관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조경태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 앞서 접견실에서 김무성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환담을 나누다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2016.1.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부산ㆍ경남=뉴스1) 민왕기 기자 = 새누리당에 입당한 조경태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하을에서 ‘반조경태론’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조 의원은 “새누리당 입당이 지역구 주민 정서”, “지지자들이 새누리당 입당을 반기고 있다”는 등 당적 변경에 대해 내심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사하구 더민주 지지자들을 비롯한 당직자들이 '배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새누리당 예비후보 및 당원들도 '꼼수'라고 반발하는 등 양수겸장(兩手兼將)을 맞은 모양새다.

실제 새누리당에선 예비후보들이 조직적으로 ‘반조경태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구 예비후보와 당원들이 중앙당을 압박하며, 조직적인 움직임에 나설 태세다.

우선 사하을 공천 경선룰을 당초대로 ‘일반국민 70%, 당원 30%’로 유지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 의원은 경선룰과 관련해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외부영입인사는 여론조사 100%”라고 말한 바 있다.

이호열 사하을 새누리 예비후보는 24일 이에 대해 “(100% 국민여론조사 경선은) 혹여 국회의원 뺏지를 빼앗길까 봐 말을 갈아탄 조 의원에게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라며 "‘야당의원’에게 억눌려온 당원들에게는 청천변력과 같은 날벼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이 안대희 전 대법관과 같이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없는 이른바 ‘험지’에 출마한 것이냐? 조 의원은 자신이 12년동안 한번도 패한적이 없는 그야말로 양지 바른 곳, ‘양지’에 출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예비후보는 “당원들이 이제 야당으로 모두 떠나기를 원하나?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덧붙였다.

‘험지 출마’를 위해 영입한 인사를 배려하기 위한 ‘여론조사 100%룰’이 조 의원 같은 케이스에 적용되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석동현 새누리당 사하을 예비후보도 이날 "100%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는 것에 대한 사전합의나 묵계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조 의원이 20대 총선의 목전에서 지난 20년간 몸담았던 야당을 뛰쳐나와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은 지역내 입지위축에 따라 단지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자진 귀순한 것이지 결코 외부 영입인사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영입이 아니라 자진 입당으로 경선룰을 정상화시키라는 주장이다. 두 예비후보를 비롯해 기존 당협위원회 주요 당직자 등도 적극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각에선 기존 새누리당 조직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반조경태 연대'를 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칫하다간 조 의원의 공천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게다가 사하을 더민주 지지자들도 조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을 ‘배신’으로 규정하며, 반조경태 전선을 본격적으로 형성할 방침이다.

조 의원과 가까웠던 김갑민 사하을 지역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새누리당 입당 3일전까지도 내게 탈당은 없다고 말했지만,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조 의원과 함께했던 많은 더민주 당원들과 지지자들, 호남향우회 등 각종 조직들이 분개하며 심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역시 ‘반조경태론’에 따라 후보를 단일화하는 등 대항마를 찾아 ‘조경태 낙마’에 선거 초점을 맞출 태세다.

부산 정가 한 관계자는 “조 의원의 새누리당행이 여야 안에 쌓여있던 공분을 건드리며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다른 것은 몰라도 '조경태 의원은 안된다'는 여야의 여론이 확산하며 조 의원에겐 뜻밖에도 힘든 총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anki@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