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 '친정' 새누리당에 복귀하는 친박근혜계 좌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사진)의 '역할론'이 새삼 주목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내부에선 아직 뚜렷한 실체는 없지만 박근혜정부 출신의 청와대·정부 각료출신들이 대거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지역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대구 물갈이의 '서막'이라는 관측이 적지않다.
이들 중 상당수가 선거 경험이 전혀 없는 관료나 청와대 참모진 출신인 데다 개인의 정치적 비전과는 별도로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의정활동에 적극 접목시키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전까지 박근혜정부 경제팀을 총괄지휘했던 최 전 부총리가 사실상 이들의 '정치적 멘토'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20일 정종섭(동구갑) 전 행자장관, 이재만(동구을) 전 동구청장, 윤두현(서구) 전 청와대 홍보수석, 곽상도(중.남구) 전 민정수석, 하춘수(북갑) 전 대구은행장, 추경호(달성군) 전 국무조정실장은 모임을 갖고 '진박 후보'(진실한 친박)임을 자처하며 지역발전과 박근혜정부 성공을 위해 공동 행동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첫 선출직에 도전한 중압감과 선거운동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오는 불안감 등을 공동 연대의 틀 속에서 긍정적으로 분담하려는 본능적 동기부여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출사표의 명분은 '현역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구 발전을 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인데, 대구지역 현역 중 상당수가 친유승민계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종진 의원(대구 달성)이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추경호 전 실장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해 물갈이론이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 대구 현역의원 중 처음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끝까지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박후보들의 공동 보조는 '박 대통령 사람들'이라는 선거 마케팅 공조를 통해 경선 등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암묵적인 연대감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이 정부와 청와대에서 최 전 부총리와 정책적 호흡을 맞추고 국정철학을 공유해온 만큼 선거 전략 등 다양한 선거운동과 관련된 아이디어나 조언을 최 전 부총리로부터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과 추 전 실장 등은 최 전 부총리의 당 복귀 시점에 맞춰 총선 도전을 결심한 만큼 음으로 양으로 최 전 부총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최 전 부총리의 역할론을 짐작케 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