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키'만큼 쌓였는데 '아이 키'라니..적설량 편차 "왜?"

안정준 기자 2016. 1. 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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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설', '신적설','최심적설' 기준 따라 제각각..관측 편차 잡아내지 못할 때도 있어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적설', '신적설','최심적설' 기준 따라 제각각…관측 편차 잡아내지 못할 때도 있어]

24일 오전 최대 1m의 눈폭탄이 쏟아진 경북 울릉군 저동리에서 울릉청년단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기상대는 앞으로 15cm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사진=뉴스1

쌓인 눈이 녹을 수도 있는데 적설량을 어떻게 정확히 관측할까.

요즘처럼 한파에 폭설이 겹친 겨울철이면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것이 '적설량'이다. 내가 사는 동네에는 어른 키 만큼 눈이 쌓였는데 정부 공식 발표에는 '아기 키' 만도 못한 경우도 많아 고개가 갸우뚱할 때도 있다. 물론 '아이 키'만큼 쌓였는데 '어른 키'만큼 내렸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적설량'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적설'은 '지면에 쌓인 눈'을 뜻한다. 눈이 내리기 시작해 쌓인 기간에 관계없이 현재 지면에 쌓여있는 눈의 깊이 전부를 '적설'이라고 한다.

따라서 눈이 내리긴 해도 쌓이기 전에 녹아버리면 '적설량'은 없는 것으로 된다. 가끔 그해 '첫눈'이 내려도 '공식 적설량'은 발표가 안나는 경우가 생긴 이유가 여기 있다. 내린 눈이 쌓이기 전에 녹아서다.

적설량은 전국 각 지역 관측소에 있는 '적설판'(가로 세로 각 50cm)으로 관측한다. 지면과 수평하게 설치해 그 위에 쌓인 눈의 깊이를 '자'(적설계)로 측정한다. 초음파 심도계로 눈의 깊이를 측정하기도 한다.

'자'와 '초음파 심도계'에 무관하게 측정값은 ㎝로 표시한다. 적설판 아랫면의 절반 이상이 눈 또는 싸락눈으로 덮여 있어야 '적설량'을 잴 수 있다. 눈이 덮인 면적이 절반 미만이라도 적설량은 '제로'다.

'내렸는데 쌓이지 못한 눈'도 관측하는 방법은 있다. 눈이 녹은 뒤 남은 물의 양을 환산해 표시하는 '강설량'이다. 강설량은 적설량의 약 10분의 1수준이라고 한다.

적설량 발표시 때로 '신(新)적설'이라는 단어도 사용된다. '정해진 시간'에 내려 쌓인 눈의 높이다. 이를테면 오늘 자정부터 오전 9시까지 적설량이 5cm이고 그저께 내려서 쌓인 눈 중 오늘 자정까지 녹지 않고 남은 눈이 10cm라면, 신적설량은 5cm, 적설량은 10cm가 된다. 눈이 내려 쌓인 양을 시간대별로 정확히 관측할 때 쓰이는 지표인 셈이다.

기상청의 '대설특보'는 '신적설'을 기준으로 한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신적설이 5cm 이상 예상될 때 발령된다. 대설경보는 같은 기간 20cm 이상일 때 내려진다.

'최심적설'이란 말도 쓴다. 최심적설은 24시간 기준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의 깊이다. 보통 기상청이 발표하는 특정 지역의 적설량은 '최심적설량'을 말한다.

따라서 내가 사는 동네에 눈이 어른 키 만큼 쌓여도 '신적설' 기준에 따라 '아이 키'가 될 수 있다. 현재 '아이 키'만큼 쌓여있는데 '최심적설량'에 따라 '어른 키' 만하다고 할 때도 있는 셈이다.

적설 관측소가 한정된 지역에만 설치돼 지역적 편차를 잡아내지 못할 때도 '어른 키'가 아이 키'로 될 수 있다. 지형적 차이로 같은 시·군 내에서도 적설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동해 지역이 대표적이다.

각 지방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가 권고하는 기준의 표준 장소에서 공식 관측을 하는 곳 외의 지역은 CCTV를 활용하거나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수작업으로 측정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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