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中충칭, 20년만에 첫눈..공항 진풍경 "기내식 밥줄"
[머니투데이 충칭(중국)=김지민 기자] [23일부터 비행기 결항 탓 공항 대혼란…"결항 사실이라도 알려줘야지" 고성 vs "첫눈 반가워" 대조]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예요."
24일 중국 충칭 장베이 국제공항. 아침부터 이곳저곳에서 탑승 대기자들의 고성과 항의가 이어졌다. 20여년만에 이곳에 내린 눈 때문이다. 이곳 장베이 국제공항 비행기 운행이 23일부터 전면 결항됐다.
폭스콘 충칭공장을 둘러보고 지난 23일 출국 예정이었던 SK(주)C&C 기자단도 다음날 오후 들어서야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금요일(22일) 밤부터 내린 이번 눈으로 충칭공항에서는 100대 이상이 결항됐다. 200대 이상 항공기가 이륙 지연 사태를 겪었다. 중국 충칭성 당국도 이번 사태에 주말 비상근무에 돌입한 알려졌다.
이틀 동안 장베이 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공항 내 에스컬레이터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로 운행 자체가 중단됐다. 식당도 부족해 한편에서는 항공사에서 기내식을 꺼내서 나눠주기까지 했다. 이마저 한참 줄을 서서 받아야 하는 진풍경까지 펼쳐졌다.
무엇보다 탑승 예상 시각도 정확히 고지되지 않아, 외국인은 물론 중국 현지인들도 항의가 거셌다.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지역인 만큼 제설작업에 익숙치 않아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남서부에 위치한 중국 충징은 사실 찜통더위로 유명한 곳이다. 아열대 습윤 기후 지대에 속한다. 연평균 기온은 영상 18도로, 가장 추운 1월 평균기온은 8도 수준이다. 이번 폭설은 20여년만의 첫눈으로 기록됐다. 이례적인 이번 한파로 24일 충칭 기온은 최저 영하 1도에서 최고 영상 4도로 집계됐다.
비교적 따뜻한 남부 지방에 속하는 쓰촨성에도 지난 22일부터 내린 폭설로 전력망이 고장나 30만 가구가 피해를 봤다. '봄의 도시'로 불리는 쿤밍시에도 눈이 오는 등 이상기온을 보였다.
모처럼 내린 눈에 충징시 일부 시민들은 신기한 듯 반가워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들에게는 20년 만에 처음 맞는 눈이다 보니 신기했을 것이다. 반면 겪어보지 못했던 폭설과 한파로 인해 도심 교통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기자에게는 24일 오후에서야 시작된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이 이렇게까지 반갑게 느껴질 지 몰랐다.
충칭(중국)=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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