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프린터 생산량만 1500만대, 폭스콘 충칭공장 가보니..
[머니투데이 충칭(중국)=김지민 기자] [[르포] '세계의 공장' 홍하이그룹 폭스콘 충칭공장…스마트 팩토리로 변신 추진]
"값싼 노동력이 장점이 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스마트 공장은 이제 중국 제조 기업들에게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입니다."
중국 남서부 대도시로 서부경제개발의 요충지인 충칭시. 공항에서 40㎞ 가량 달리니 시야에 들어오는 폭스콘 공장. 무엇보다 여의도 면적의 절반 크기 만한 스케일에 압도됐다. 이곳은 중국에만 34개 공장을 가진 대만 홍하이그룹 폭스콘의 심장부. 2007년 공장설립 이후 한번도 언론에 공개된 적 없는 폭스콘 공장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충칭은 2만4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세계 1위의 프린터 생산기지다. 이번 폭스콘의 공장 개방은 SK주식회사C&C와 스파트 팩토리를 구축하기로 한 데 따른 이례적 행보다. 스마트 팩토리란 공장자동화를 넘어 ICT(정보통신기술) 적용을 통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지능형 제조 방식을 말한다.
◇연간 프린터 생산량만 1500만대, 제조공장 가보니…
연간 1500만대의 프린터를 생산하는 D구역에 들어섰다. SK주식회사 C&C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이 이식될 라인은 이 중 L5, L6, L10 생산라인이다.
플라스틱 프린터 외관과 금속부품을 만드는 L5 라인에선 118대의 사출성형기가 굉음을 내며 돌아간다. 사출기에서 막 나온 부품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닦는' 공정을 거쳐 다시 검시 작업대로 옮겨진다. 공장 직원들이 직접 불량품을 걸러낸다. 하지만 앞으로 스마트 팩토리가 구축되면 불량품 제거작업을 별도 수작업으로 하지 않아도 돼 효율성 개선 여지가 크다.
프린터 메인보드를 만드는 L6 라인으로 향했다. 한 줄에 15명이 마주 보고 앉아 공깃돌 정도 크기 되는 부품을 녹색 메인보드 판에 박고 있었다. 이들이 각각 맡은 칩을 조립하면 줄 맨 끝에 앉은 사람이 검수를 하고 상자에 담겨 조립 라인인 L10으로 보내진다.
사람 손으로 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칩은 SMT(Surfaced Mount Technology)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부분 자동화가 이뤄져 센서가 부착된 각 기기들이 기계어(0·1)로 구성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대부분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서 메인보드의 이상 여부를 사람이 직접 체크하고 있었다.
김광수 SK주식회사 C&C 스마트사업본부 부장은 "향후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되면 이 기기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기기나 메인보드의 이상 유무를 미리 알아내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L10 라인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L10 라인에서는 수백 가지의 부품 조립공정이 사람의 수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향후 스마트 팩토리 시범사업을 거치면 자동화 공정, 지능형 솔루션을 적용해 생산성 향상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인건비 옛말, '사람' 의존에서 '스마트 팩토리'로
소형 프린터 1대를 만드는데 200명의 사람 손을 거쳐야 하고 이보다 2배 정도 큰 대형 프린터 생산에는 그 2배인 400명의 일손이 필요하다. 폭스콘은 풍부한 노동력을 무기로 하청업체 없이 모든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5년 내 인건비가 2배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시장 트렌드에 맞춰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바꾸면서 생산효율을 높이려면 '사람'이 아닌 '시스템'에 의지해야 한다. 폭스콘이 SK주식회사 C&C와 손을 잡은 이유다.
폭스콘은 SK주식회사C&C와의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생산계획 솔루션을 가다듬고 전체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공정 간에 무인운반차량 AGV(Auto Guided Vehicle)을 도입해 작업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자동화 설비를 늘리는 한편 IoT(사물인터넷) 기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문제점 대응능력 향상도 기대된다.
폭스콘은 스마트팩토리 시범사업 성과에 따라 SK주식회사C&C의 솔루션을 충칭 뿐 아니라 각 지역 공장에 확대 적용하고 중국 정부의 '중국제조2025' 전략에 충실하겠단 계획이다. 중국정부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해외로의 공장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폭스콘은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도입으로 공정별 평균작업 시간이 50초에서 30초대로 낮아지고 1인당 프린터 생산량은 기존 1.3대에서 1.9대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공정을 전 라인으로 확대할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배로 불어난다.
충칭(중국)=김지민 기자 dand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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