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비판했다가 '총 맞고, 방사능 마시고..' 줄줄이 사망

2016. 1. 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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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정권 비리추적 기자·인권변호사 등 의문의 피살
살해된 기자 안나 폴리트콥스카야의 모습과 그를 추모하는 시민/EPA
구치소에서 숨진 세르게이 마그니트스키 8주기 행사/EPA

푸틴 정적·정권 비리추적 기자·인권변호사 등 의문의 피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국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전 정보요원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승인에 의해 독살됐을 것이라는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크렘린궁을 비판했다가 사라져버린 인물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해 푸틴 정권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2006년 11월 FSB 요원 2명을 만나 차를 마시고 돌아온 뒤 쓰러져 약 3주 만에 숨졌다.

그의 체내에서는 인체에 극히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인 '폴로늄-210'이 다량 발견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정부의 조사 결과로 리트비넨코 독살의 실체가 어느 정도 알려졌다.

하지만 푸틴 정권을 비판했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다른 여러 사례들은 여전히 진상이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 서구 언론들이 조명했다.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는 '푸틴의 정적'으로 꼽힌 대표적 야권 지도자로, 지난해 2월 크렘린궁 인근 다리 위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는 당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으며, 곧 열릴 푸틴 대통령 반대 시위 참석을 독려하고 있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용의자 4명을 지목했지만, 유족은 푸틴 정권에 맞섰던 넴초프 암살의 배후에는 러시아 정부가 있다고 주장했다.

런던에서 리트비넨코가 숨지기 한 달 전인 2006년 10월 노바야 가제타의 기자 안나 폴리트콥스카야도 모스크바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노바야 가제타는 푸틴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사로, 탐사보도 전문 기자인 폴리트콥스카야는 체첸에서 러시아군의 잘못을 고발하는 기사를 썼다.

5명이 유죄 선고를 받았지만, 정작 살해를 지시한 책임자를 수사당국이 일부러 잡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2009년에는 폴리트콥스카야의 변호사이며 역시 친지들이 실종된 체첸인들을 돕던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프 마르켈로프가 노바야 가제타의 다른 프리랜서 기자 아나스타샤 바부로바와 함께 시내를 걷던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

또한 포브스 모스크바 지국장 폴 흘레브니코프는 2004년 러시아 정계·재계·범죄의 유착에 대한 기사를 썼다가 총격으로 살해당했고 이는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비정부단체 기자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옛 소련에서 현 러시아로 체제가 바뀐 1992년 이래로 러시아에서 목숨을 잃은 기자는 56명에 달한다.

영국에 망명했다가 의문의 죽음을 맞은 러시아 인물은 또 있다.

독살당한 리트비넨코의 절친이자 후원자였던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는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자살설과 타살설이 모두 제기됐다.

망명 생활 중 그는 푸틴이 "러시아의 모든 주요 사건, 주요 범죄의 배후에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리트비넨코 독살 혐의를 받는 한 FSB 요원은 베레조프스키에게 '핵에 의한 죽음이 네 방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써진 티셔츠를 건네줘서 위협한 적도 있다고 NYT는 소개했다.

또한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는 2009년 러시아 국영기업 고위 관계자들의 비리를 조사하다가 체포돼 구치소에서 숨을 거뒀다.

이런 의문의 죽음 배후에 실제로 푸틴 정권이 있는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리트비넨코와 같은 사례는 서방의 잣대로는 이해하지 못할 만큼 많다고 서구 언론들은 지적했다.

가디언은 과거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리트비넨코 조사 결과는 푸틴 대통령의 극단적인 국가주의와 국제적 무관심을 다시 보여준다"며 "서방을 향한 푸틴의 메시지는 '당신들의 규칙은 (러시아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도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눈도 깜짝하지 않는' 푸틴 정권의 태도와 관련해 러시아에서 이번 리트비넨코 독살 보고서는 "하품 나오는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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