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P][팩트체커] 안철수, 영입인사에 대한 기준 한달새 달라졌나

김종훈 2016. 1. 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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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확정 인사 '내치고', 유죄선고 인사 '받고'..차이는 현역의원 여부

Q: 안철수 의원이 비리·부패 인사의 영입에 대해 입장이 바뀌었는지가 논란입니다. 당초 안 의원은 부패·비리 연루자와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뇌물수수 혐의로 1심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신학용 의원에 대해서는 "문제없다"고 밝혔습니다. 안 의원의 인재영입에 대한 입장이 바뀐 건가요?

A: 안철수 의원의 부정부패 인사와 관련한 발언부터 시간 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부정부패와 비리 전력이 있는 인사의 고위직 임용을 하지 않겠다. (2012년 11월 18일 문재인-안철수 대선후보 새정치공동 선언문)

- 우리 새정치연합은…(중략)…부정부패,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민주적 행위에 대해서는 독하게 싸울 것이다. (2014년 3월 26일 새정치연합 출범 연설)

- 부정부패로 인해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원인제공자의 소속정당은 당해 선거에서 공천을 금지하겠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부정부패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에도 소속 정당의 의원직 승계를 금지하여 책임정치를 실천해겠다. (2014년 4월 2일 교섭단체대표연설)

- 부패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당원에 대해서는 즉시 당원권을 정지하고 당직은 물론 일체의 공직후보 자격심사 대상에서 배제시켜야 한다. 부패 혐의로 최종 유죄 확정이 된 당원은 즉시 제명 조치해야 한다. 당은 부패 연루자와 확실하게 연을 끊어야 한다 (2015년 9월 20일 안철수 혁신안 발표)

- 청산해야 할 사람들과는 연대하지 않는 정당을 만들겠다. 부패에 단호하고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지 않고, 수구적 생각을 갖지 않은 모든 분들과 함께할 것이다. (2015년 12월 21일 안철수 신당 창당 선언)

- 신학용 의원은 재판 중이고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아직 유죄가 아닌데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합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2016년 1월 20일 의원총회)

안 의원은 2012년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곧 부정부패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습니다. 대통령 후보일 때는 내각 각료들에 대해, 당 대표일때는 당원들에 대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혁신 경쟁시에는 공천대상에 대해 높은 윤리적 잣대를 제시해온 것입니다. 이후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던 지난해 12월 15일에는 '반부패·반이분법·반수구보수'으로 인재영입 기준을 구체화합니다.

그러나 국민의당 창당작업을 본격화하면서 그의 반부패 원칙은 불명확해집니다. 지난 8일 국민의당은 인재로 영입한 5명 중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포함한 3명의 과거행적을 문제삼아 입당을 취소합니다. 그런데 허 전 장관의 채용비리 혐의는 이미 무죄판결을 확정받은 상태였습니다. 국민의당은 이를 몰랐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급히 영입을 취소한 것입니다.

허 전 장관은 "인격살인을 당했다"며 당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무죄판결을 받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입당을 취소한 것은 너무 높은 비리부패 기준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여기까지는 '매우 높은' 기준을 적용한 겁니다.

하지만 안 의원의 강력한 반부패 기조는 신학용 의원에 이르러서는 누그러집니다.

최근 국민의당에 합류한 신 의원은 아직 형이 최종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허 전 장관과는 달리 달리 뇌물수수 협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국민의당은 신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단순히 당에 합류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갑자기 '매우 낮은' 기준으로 바뀐 셈입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안 의원의 혁신안 내용 중 "부패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당원에 대해서는 즉시 당원권을 정지"한다는 내용과는 상반되는 결정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혁신위에서 활동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20일 SNS에서 "안 의원이 식언하는 분이 아니라면 신학용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를 요구해야 하고 유죄 판결 나면 제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야권관계자는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현역의원 1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나온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지만 일각에서는 '소탐대실'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국민의당 합류를 고민하다 더불어민주당 잔류를 선택한 박영선 의원은 지난 21일 레이더P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중도를 선언했지만 중도적 가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원칙이 흔들렸다"며 "예를 들면 안철수 의원이 부패 척결을 강하게 내세웠는데 이를 지켜내지 못한 부분 등 국민에게 신뢰를 받기에는 아직까지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종훈 기자·전유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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