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불똥 우량고객 잃을라..대형증권사, 늪에 빠지나

김명룡 기자 2016. 1. 22.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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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대형증권사 H지수 ELS 절반 발행.."고액자산가 위주로 ELS 투자 했다" 의견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5개 대형증권사 H지수 ELS 절반 발행…"고액자산가 위주로 ELS 투자 했다" 의견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의 급락으로 이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녹인(원금손실 구간진입)이 발생하면서, 대형증권사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ELS 투자 고객들이 주로 고액자산가로 추정되면서 우량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22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22개 증권사가 발행한 H지수 녹인형 ELS 15조6633억원(3258건) 중 대우증권이 발행한 H지수 ELS가 2조5738억원(586건)로 전체의 16.4%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NH증권(1조9056억원) 미래에셋증권(1조8907억원) 한국투자증권(1조8739억원) 삼성증권(1조4012억원) 등 대형 증권사들이 H지수 ELS를 많이 발행했다. 이들 5개 증권사가 발행한 H지수 녹인형 ELS 발행규모는 9조6452억원으로 전체의 62% 수준이다.

대형증권사들이 ELS를 많이 발행한 이유는 ELS 상품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아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LS를 만들 때 장외옵션이나 구조화상품이 들어가야 하는 만큼 신용등급이 좋은 대형증권사가 발행하기 유리하다"며 "ELS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인력들도 대형증권사에 많다"고 말했다.

ELS의 판매도 대형증권사가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다른 상품에 비해 상품구조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만큼 고액자산가들이 PB(프라이빗 뱅커)들의 권유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ELS상품을 가입할 때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H지수의 급락이 이어져 손실이 확정될 경우 자산관리 영업의 근간이 되는 고객군을 놓칠 수도 있다"며 "ELS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게 되면 다른 금융자산관리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H지수가 전날보다 174.19(2.17%) 내린 7841.25로 마감되면서, 143개 ELS(투자원금 7363억원)에서 녹인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녹인이 발생한 H지수 ELS의 투자원금 규모도 1조5453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한 H지수 ELS의 녹인 구간이 6000~8000사이에 몰려 있어, 6000선으로 내려갈 경우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H지수가 7000까지 내려가면 총 4조7029억원이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하게되며, 6000까지 내려가면 녹인된 투자 원금은 11조원까지 불어난다. 이는 전체 H지수 ELS 투자금의 70%가 원금손실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녹인이 되는 순간 40%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미 녹인이 확정된 ELS까지 감안한다면 수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룡 기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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