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호남서 첫 창당대회 멀어지는 민심 돌리기
안철수 의원 주도의 국민의당은 21일 호남에서 첫 창당대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심판론’을 본격적으로 점화시켰다.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최근 이어진 당 지지율 하향세 등 악재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민의당 위기의 원인은 인재 영입 난항과 더민주의 안정세로 인한 호남 민심의 동요로 요약된다. 현역 의원 영입의 경우 원내교섭단체 구성까지 5명을 남겨둔 상황에서 박영선 더민주 의원이 잔류를 선언하면서 동력이 급감하는 분위기다. 신진 인사 영입 역시 더민주에 비해 인지도와 인원수 모두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호남 민심 이탈의 징후도 눈에 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1,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38.7%였던 호남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32.8%로 6%포인트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더민주는 6%포인트 상승한 25.9%의 지지율 기록했다.
국민의당이 최근 김종인 더민주 선거대책위원장의 국보위 참여 경력을 집중 공략하는 것은 ‘더민주 심판론’으로 당의 하락세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전남 보성 다향체육관에서 열린 전남도당 창당대회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저희에게 남긴 ‘행동하는 양심’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이 전두환 국보위에 참여했던 김종인에게 모든 것을 가져다 바치는 제1야당과 분연히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이날 “국민의 ‘물갈이’ 요구는 굉장히 타당한데, 지금까지 정치권은 ‘고기갈이’로 대응했다”며 정치지형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정치권이 한국정치의 근본문제인 양당구조를 고치지 않고 사람 바꾸는 것으로 대응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한편 안 의원과 야권 연대를 논의 중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광주시당 창당대회에 축하 화환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한길 의원이 (천 의원과 연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천 의원이) 큰 맥락에서 (야권연대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창당대회에 참석했던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은 이날 밤 늦게 서울로 이동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주승용 의원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했다. 광주=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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