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장에서 소외되고 부채에 짓눌리는 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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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세밑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금 한국경제위기의 본질은 가계빈혈”이라며 “성장이 아니라 분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가계소득 통로가 막히고 빚만 늘면서 소비여력을 잃은 가계가 내수 침체를 이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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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과실이 가계로 흘러들지 않는 이유는 한계에 다다른 대기업과 수출 중심의 성장, 비정규직 비율이 높아진 노동시장, 투자·고용하지 않는 기업 등 여럿이다.
여전히 경제성장은 대기업이 주도하는데 대기업 소득이 국내에서는 투자되지 않고 해외투자나 사내유보로 쌓이고 있다. 지난해 10대 재벌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6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는다. 월급을 적게 줘도 되는 비정규직만 늘고 있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한국 비정규직 비율은 22.4%(용역·시간제 제외)로 OECD평균(11.8%)의 두 배에 달한다. 국내 기준으로 보면 비정규직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데 정부 기준 32.5%, 노동계 기준 46%다.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들이 개선돼야 가계소득 통로가 넓어질 테지만 이는 단시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구조 개혁으로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지난한 과제다.
이 대목에서 강조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소득 순환경로가 막혀 있어 정부가 나서야 한다”(박승 전 총재)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소득재분배 정책을 펴야 한다는 말이다.
정부의 역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가계소득 통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예컨대 스웨덴의 경우 GNI중 가계 가처분소득 비중은 2014년 50%로 한국(56.0%)보다도 낮다. 그러나 교육·의료·복지 등 사회적 현물이전을 가계소득으로 잡아서 본 궁극의 가계 실질소득인 조정처분가능소득으로 보면 이 비율은 68.3%로 한국(63.8%)을 추월한다. 복지정책 등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가계소득 통로가 넓어진 것이다.
한국은행 신승철 국민소득총괄팀장은 “복지 등 사회적 현물이전이 커지는 흐름에서는 조정처분가능소득의 의미가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소득양극화는 다소 완화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9.2%였던 상대적빈곤율은 2009년 13.1%까지 높아졌다가 하락추세로 2014년 10.8%까지 떨어졌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의 비율을 뜻한다. 소득불평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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