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장부가 밑돌아..코스피 덜 떨어진 이유있네

용환진,김윤진 2016. 1.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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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미 밸류에이션 비교외국인 역대최장 34일 연속 순매도
외국인이 역대 최장인 34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 주식을 내다팔았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적게 떨어진 것은 미국 중국 등 여타 국가보다 이익이나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워낙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한국 주식을 6조89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역대 최장기간 순매도 기록(2008년 6월 9일~7월 23일, 총 33거래일)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4000억위안 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지만 그칠 줄 모르는 외국인 매도 공세에 밀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92포인트(0.27%) 하락한 1840.53으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 급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오일머니가 신흥국에서 연일 이탈하면서 코스피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을 피해 안전자산으로 흘러가면서 한국도 다른 신흥국 주식과 마찬가지로 외면받는 실정이다.

그러나 코스피를 포함한 주요 지수 하락률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가 비교적 잘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초 이후 코스피는 6.15% 떨어져 미국 S&P500(-9.03%),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8.61%), 일본 닛케이225(-15.85%) 등보다 선방했다.

이에 대해 황찬영 맥쿼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한국 증시가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선방했다"며 "장부가치(book value)에 비해 지수가 싼 편인 데다 펀더멘털까지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적 악화에 대한 염려가 선반영된 낮은 주가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선제적 구조조정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약세에 따른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입는 산업구조 △꾸준히 높아지는 배당수익률 등을 한국 증시가 선방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았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 코스피시장 12월 선행 기준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코스피가 가장 헐값에 매매되던 2008년 최저치 0.81배와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한국 주식이 통째로 장부가(청산가치)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다.

최진혁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PBR가 2009년 3월 이후 6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시스템 리스크가 부각되거나 실질적인 경기 후퇴 징후가 나타나기 전까지 추가로 증시가 하락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S&P500지수 PBR는 2.51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73배에 달해 한국보다 현저히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인 PBR가 낮다는 것은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비교해봐도 한국 코스피는 10.36배에 그쳐 각각 15.17배와 11.98배인 미국과 중국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각국 대표 기업을 살펴봐도 한국 주식은 대폭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이자 한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 PBR가 0.9배에 불과해 주가가 장부가보다도 싸게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0.6배) SK이노베이션(0.7배) 포스코(0.3배) 등 국내 대표 기업 모두 마찬가지다.

반면 미국을 대표하는 애플과 구글 PBR는 3.9배이고, 중국 대표 기업인 완다 PBR는 무려 23.6배에 육박한다. 중국 유명 소비재 기업인 네이멍구이리(3.6배)와 자동차기업 상하이차(1.3배) 등 우량주 주가도 장부가를 훌쩍 넘는다.

다만 투자심리가 워낙 약해진 상황이라 증시가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이탈)가 진정될 기미가 없기 때문에 증시가 밸류에이션에 상관없이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경제 구조상 한국 증시는 중국 영향을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이 다른 증시보다 덜 빠질 순 있어도 당분간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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