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린드블럼이 한국 야구에 첫 충격을 느꼈을 때
“야간 훈련이 뭐야?” 조쉬 린드블럼(29)은 지난해 롯데 에이스로 활약하며 13승을 거뒀다. 롯데가 지난해 8위 아래 순위로 떨어지지 않은 데는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짐 아두치 등 외국인 선수 세 명의 공이 컸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1월 롯데의 애리조나 캠프에서 한국 야구와 처음 조우했다. 첫날 오후에 통역은 린드블럼에게 “6시에 저녁 식사를 하고 야간 훈련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블리처리포트는 20일 린드블럼과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되는 박병호, 오승환, 김현수 등 한국인 선수를 ‘한국에서 뛴 미국인 투수’ 린드블럼의 시각에서 다뤘다.
여기에서 린드블럼은 캠프 첫날 통역의 말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전했다. “야간 훈련이 대체 뭐야?”였다. 린드블럼에게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던 건 미국 기준으론 엄청난 훈련량이었다. 린드블럼은 “투수는 불펜 피칭을 80~100개를 했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 팔이 아파올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캠프를 지켜봤던 최효석 부산 MBC 해설위원은 “예년에 비해 훈련량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점심 때까지 단체 훈련을 하고 야간에는 자율 훈련을 했다. 단 자율 훈련 때 코치가 따라붙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준으론 많은 훈련량이 아니었지만, 미국에서 야구 선수로 성장한 린드블럼에겐 놀라운 일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미국 선수들은 한국 리그를 마이너리그, 혹은 메이저리그로 여긴다. 하지만 한국 야구가 미국 야구와 완전히 다르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구단은 린드블럼을 포함한 외국인 선수에게는 알아서 훈련을 조절하도록 했다. 하지만 당혹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린드블럼은 “한국 야구 선수는 1년 내내 팀으로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롯데가 라이언 사도스키를 외국인 선수 담당 코치로 임명한 건 린드블럼에게 다행이었다. 사도스키 코치는 린드블럼의 에이전시인 GSI와 함께 한국 야구의 다른 문화를 이해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스프링캠프 전엔 사흘 일정의 세미나도 했다.
한국에 온 외국인 선수, 혹은 외국 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선수는 모두 적응 문제를 겪는다. 적응에 실패해 기량 이하의 성적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린드블럼은 “외국에서 마이너리티로 생활하는 건 쉽지 않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도 나처럼 오래 야구를 했던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야구라는 언어는 보편적이다”고 말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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