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라두현-황카카, 두 천재 미드필더가 고하다

김용일 2016. 1. 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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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미드필더 황진성 김두현(왼쪽부터)이 20일 동계전지훈련 숙소인 순천의 한 호텔에 있는 체력단련장에서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순천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순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내가 진성이랑 뛰게 되다니…(김두현).”
“두현이 형이랑 뛴다는 것에 설렜죠(황진성).”

축구 팬들은 간간이 상상속에서나마 포지션별 최고 스타가 한 팀에서 뛰는 것을 상상한다. 2016년 K리그는 머릿속에만 그린 환상의 조합이 하나 둘 현실로 그려지고 있다. 서울의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가 포문을 연 데 이어 지난해 시민구단 돌풍을 일으킨 성남FC는 김두현과 황진성, ‘제라두현-황카카’ 조합이 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국내 최고 미드필더 조합이 완성된 것에 성남 뿐 아니라 K리그 전체 팬의 관심사가 됐다. ‘두-황’은 순천에서 진행중인 동계전지훈련에서 김학범식 공포의 체력훈련을 이겨내느라 바쁘다. 스포츠서울은 19일 순천에 있는 한 호텔에서 ‘두-황’을 만났는데, 둘은 “이젠 (독자들이) 인터뷰 식상해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기자는 정해진 인터뷰 가이드라인 없이 그저 두 천재 미드필더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을 듣고 싶다고 했다.

◇ 이 사람 공 좀 차네
두 : 수원 성남에 있을 때 포항을 만나면 잘 이기지 못했다. 그 중심에 진성이가 있었다. 공격 전개나 찬스 제공 등 플레이메이커로 완벽에 가까웠다. 거기에 골 결정력까지. 10년간 본 해당 포지션 선수 중 가장 뛰어났다.
황 :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두현이 형과 처음 공을 같이 찼는데 ‘이 형 정말 다르구나’ 생각했다. 선수끼리 훈련 하다보면 느끼는 게 있다. 또 2006년 형이 성남 시절 수원과 K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했는데, 1차전 홈경기를 관중석에서 봤다. 그때도 중원을 장악하면서 (1-0으로) 이기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을 기억한다.
두 : 무엇보다 진성이는 내가 갖지 못한 좋은 왼발을 지녔지 않은가.
황 : 에이, 그 얘기는 형이 나보다 양발을 잘 쓴다는 의미 아닌가.(웃음)
두 : 설마.(웃음)

◇ 우리가 한 팀이라니
두 : 지난해 후반기 나와 (황)의조가 상대에 집중 견제를 받았는데, 진성이가 와서 상대 팀은 신경써야 할 선수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워낙 능력이 뛰어나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황 : 형은 저 오는 거 알고 있었는지. 지난번 (지인) 결혼식에서 만났을 때부터?
두 : 그때는 몰랐다. 영입이 확정됐을 무렵 김학범 감독께서 너에 대한 구상을 말씀하시더라. 애초 서울이랜드 간다는 얘기도 들렸는데, 네가 온다는 소식에 어찌나 반갑던지
황 : 나 역시 성남에 올지 꿈에도 몰랐다.(웃음) 이적 확정 이후 형 생각이 나더라.

◇ 이렇게 하면 어떨까
두 : 내가 늘 꿈꾸는 건 ‘반코트 경기’다. 지난해 골을 적게 넣고 지키는 축구를 한 적이 많은데, 이젠 상대를 앞에 두고 공격적인 패스를 하고 싶다. 그래야 공격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비도 된다. 이것을 하려면 기술적으로 완숙해야 하는데, 진성이가 딱 맞는 자원이다. 재미있는 축구할 수 있지 않을까.
황 : 우선 팀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의조와 두현이 형 중심이었다고 하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다양한 공격 루트를 만든다면 이바지하면 기쁠 것 같다. (두현이 형과) 포지션 문제를 거론하는 분이 계신데 포항 시절부터 난 공격형 미드필더에 익숙한 반면 형은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등 모두 가능하니까.
두 : 다만 공격에선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수비로 전환했을 때 동선과 패스 방향에 대한 고민은 더 해야할 것 같다.

◇ 이젠 베테랑이자나
두 : 축구라는 게 그렇다. 연습할 때부터 선수가 자연스러운 생각, 동작이 나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후배들에게 강조한 게 ‘몰입’이다. 몰입 전 단계는 집중이다. 집중을 하려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안 된다. 즉 평소엔 대화를 많이 하되, 경기장에선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독려해야 한다. 이 부분을 후배들과 공유했기에 경기력이 나아졌는데, 진성이도 잘 해줄 것 같다.
황 : 2년 간 벨기에, 일본에서 외국인 선수로 지내면서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다만 포항에선 선수들과 경기 내,외에서 모든 부분을 교감하면서 끈끈한 축구를 했다. 외국에선 내가 할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컸기에 외로웠다. 형 말씀대로 성남에서 다시 동료와 어우러져서 포항 시절 다시 희열을 느끼고 싶다.
두 : 진성이가 오랜만에 K리그에 복귀했는데, 갑자기 강한 훈련으로 힘들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뛰어난 선수여서 형은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부상은 조심하기를.
황 : 난 그저(잠시 머뭇거리더니), 두현이 형만 믿고 가겠다.(웃음)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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