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직 사퇴, 언제 이뤄질까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16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6.01.19. kkssmm99@newsis.com

이르면 이번주 후반, 늦어도 설 전에는 이뤄질 듯
대표 권한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넘기고 비대위체제로

【서울=뉴시스】박주연 김태규 전혜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가 안정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 그 시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 안팎의 상황을 종합해보면 문 대표 사퇴시기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 늦어도 설 전에는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표는 19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선대위가 안정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고위원들과 상의해, 선대위로의 권한 이양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라며 "최고위의 의견이 모아지면 권한이양의 절차와 시기를 바로 공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발언에 따르면 문 대표는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일괄 사퇴를 논의한다.

이미 차석인 정청래 최고위원이 사퇴의사를 밝히는 등 최고위원 논의가 진통을 빚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의 권한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에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당 지도부를 대신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문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위가 사실상 비대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에서도 대체적으로 이 같은 수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 돼 있다는 것이 더민주 내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최고위에서 승인했다. 승인한다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전권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총선 때는 선거사무가 대부분인데 선거사무와 일상당무를 분리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양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일괄 사퇴 결의와 당무위 소집 등의 절차가 결정될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1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열릴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선거대책위원회로 이양하기 위해서는 당무위 의결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표 등 현 최고위원단의 임기는 혁신안에 따라 이번 총선까지로 단축된 상태이며, 더민주 당헌당규에 따르면 임기가 8개월 미만인 당 대표가 궐위될 경우 중앙위원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할 수 있다.

하지만 더민주가 지난해 12월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총선 출마를 위해 대다수의 지역위원장들이 사퇴하는 점을 감안, 중앙위의 권한을 당무위에 위임했기 때문에 당무위에서 권한이양을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선대위 구성만 빨리 완료된다면 이번주 후반께 권한 이양이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이번 주중에 모든 절차를 완료하려면 시일이 촉박해 사실상 다음주 이후 사퇴가 유력하다.

도종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의 사퇴 시점에 대해 "늦어지면 설까지"라고 설명했다.

도 대변인은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선대위를 구성하고, 선대위 구성안이 당무위를 통과해야 한다"며 "그 시점이 이번주가 될 지 다음주가 될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게(선대위가) 비대위가 될텐데 이후 중앙위원회도 열어서 힘을 실어줘야 하느냐를 놓고 고민이 있다"며 "비대위가 안정적으로 일하는 틀을 만들어주기 위한 고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음주중에 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겠느냐"며 "위원이 될 사람들에게 일일이 의견을 물어보려면 시일이 생각보다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표가 당 인재영입위원장 역할까지 내려놓는 과정도 필요하다.

문 대표는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면서 후임으로 비교적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추천,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공동인재영입위원장 체제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거론된다.

한 의원은 "문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내려 놓으면서 자신이 추천한 후보를 내세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에대해 "문 대표는 지금까지 자신이 해왔던 인재영입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한다"면서도 "다만 자신 주변 인사를 티나게 밀어부쳤다가는 반발에 부딪칠 것이 뻔한데 그렇게 할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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