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위 사죄 논란' 기획사 어설픈 대응.. 중화권 反韓流 자초

이경택 기자 2016. 1. 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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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기 논란’에 휩싸인 쯔위(오른쪽 두 번째) 등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들이 18일 경기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MBC 설특집 예능 프로그램 ‘2016 아이돌스타 육상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녹화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中 “JYP 보이콧” 움직임에

쯔위 이어 박진영도 사과문

中 위로하다 대만까지 등져

명분·실리 모두 잃은 惡手

문체부 “외국인 연예인 대상

활동 가이드라인 마련 검토”

어설픈 대응으로 악화된 ‘쯔위(周子瑜) 사태’가 최대 시장인 중화권에서의 한류 소비와 관광객 유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한류를 기반으로 2000만 외래관광객 유치를 선언한 정부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연예인의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은 1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쯔위 사태’에 대해 아직 정부가 직접 정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이번 사태가 국내 연예기획사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가수 등 연예인들이 점차 늘면서 발생한 만큼, 대외활동을 할 때 이들을 위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이드라인에는 한류의 국제성을 고려하고 다문화 사회의 환경에 부합하도록 방송을 할 때 주의할 점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며 “강제성을 두진 않겠지만, 2014년부터 시행 중인 연예기획사등록제에 따른 법정의무교육 등을 활용해 이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체부는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주춤해진 외래관광객 유치가 예기치 않은 이번 사태로 다시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가 지난해 11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녹화 도중 대만 국기를 흔들면서 불거진 이번 사태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며 한류 시장의 직격탄이 됐다.

JYP는 13일 공식 사과문을 내며 “쯔위는 16세 미성년자이고, 이 나이와 경험으로는 정치적 관념이 형성되기 부족하다”고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했지만 15일 공개된 쯔위의 사과 동영상에서는 “중국은 하나밖에 없고, 전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깁니다”라고 스스로 정치적 발언을 했음을 인정한 모양새를 만들었다. 게다가 JYP의 대표인 박진영 역시 사과문을 게재하며 “쯔위는 지난 며칠 동안 많은 걸 느끼고 깨닫고 반성했습니다”라며 사실상 그에게 책임을 전가해 질타를 받았다.

이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후 JYP 소속 가수들의 중국 활동이 잇따라 취소되자 중국의 눈치를 본 JYP의 ‘악수’였다. 이번엔 대만 네티즌들이 소속사와 박진영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큰 시장인 중국의 눈치를 보다가 대만을 등지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은 셈”이라며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화권에서 한류가 ‘왕따’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세계를 무대로 삼는 한류 스타들에게 활동 국가별 ‘금기’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양안 문제 외에도 중·일 영토 분쟁, 동북공정 등이 민감한 이슈다. 일본에서 독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언급을 두고 한류 스타들이 진땀을 흘렸고, 지난해 10월에는 그룹 B1A4의 멤버가 말레이시아 팬미팅에서 무슬림 소녀들을 껴안았다가 소녀들이 체포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대표는 “각 나라의 문화적 차이와 정치적 이슈를 모르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택·안진용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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