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가들의 미래 금융 예측

황인혁 2016. 1. 18.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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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금융 50년 ◆

"미래 금융은 한마디로 '금융의 사회화(Socialization of Finance)'라고 할 수 있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최신 정보기술(IT) 덕분에 기존 금융회사의 도움 없이 대출, 펀딩, 결제 등의 금융 거래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성큼 오고 있습니다."

'금융의 미래' 보고서를 공동 작성해 미국 월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은 히드 테리 골드만삭스 전무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단언했다.

미국에서 현재 사업 중인 렌딩클럽이나 온덱이 바로 금융의 사회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 업체는 대출받길 원하는 사람과 적정 마진을 받고 여윳돈을 빌려 주려는 사람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주는 일종의 온라인 플랫폼 사업 모델로 전문 중개자 역할을 해온 은행 문턱을 뛰어넘으며 약진하고 있다.

테리 전무는 "송금하려는 개인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이용하면 최소한 15번을 클릭해야 하지만 페이팔의 송금 결제 서비스 '벤모(Venmo)'를 활용하면 5번만 누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는 돈을 주고받는 사람끼리 이미 연결(네트워킹)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젊은 금융 소비자들 성향은 기존 금융회사의 전통적 거래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테리 전무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의 3분의 1은 향후 5년 안에 은행이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63%는 이미 신용카드를 갖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 현금도 필요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컨설팅 회사 언스트&영(EY)의 매슈 해치 파트너 겸 핀테크부문장은 "앞으로 핀테크(Fintech)란 단어조차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를 새로운 금융 조류로 주목하고 이를 구분 짓는 시기가 지나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해치 파트너는 "이미 상당수 금융회사들이 빅데이터, 모바일 결제, 블록체인(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과 같은 핀테크를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정보기술(IT)이 금융산업에 접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금융회사들도 핀테크를 활용해 어떤 서비스 부가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느냐의 경쟁에 돌입했다"고 진단했다. 핀테크를 선호하는 고객이 누군지 파악하고 이들에게 적합한 새 서비스를 발 빠르게 제시해야 고객 유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서비스를 위해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전문기업을 경쟁자로만 볼 게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핀테크 경쟁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빼앗길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해치 파트너는 "지금까지 금융회사 고객들은 비슷한 고객군끼리 비슷한 서비스를 받았지만 앞으로는 개별 주체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좀 더 정확한 개인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으며 금융 거래 때마다 작성해야 하는 정보 기입의 반복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해치 파트너는 "블록체인 기술은 앞으로 모든 유형의 금융 거래마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핀테크로 인한 리스크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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